내 휴대폰 벨 소리는 딸내미가 직접 부른 <얼음과자>다. 한 번은 진동모드로 해 놓는 걸 깜빡했더니 노랫소리가 나와 조용하던 교실이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 차 버렸다. "누구예요? 누구예요?"라고 아이들이 막 물어보길래 딸이라고 했더니 너무 귀엽다고 그런다. 궁금하신 분이 있으시면 한 번 들어보기 바란다.
어어 얼음과자 맛이 있다고 한 개 두 개 먹으면 이가 시려요 어어 얼음과자 맛이 있다고 세 개 네 개 먹으면 배가 아파요 배가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우리 엄마 이마에 주름이 가요
딸아이 네 살쯤 어린이집에서 노래를 배워 오더니 그렇게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벨 소리도 딸아이 목소리로 바꿔 놓은 것이었다. 한 번씩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우리 아들도 어느새 가사를 모두 외워버렸다. 여름이라 아이스크림 먹을 때마다 자주 부르는 우리 아들이다.
오후 5시가 넘었는데도 33도다. 내가 도저히 못 참겠는 날씨라 아이들에게 먼저 제안한다.
"아들, 딸 너무 더운데 쭈쭈바 사 먹으러 가자!"
"아빠, 쭈쭈바가 뭐예요?"
"아~~ 아이스크림이야"
"왜 쭈쭈바예요? 쭉쭉 짜 먹어서 그런가?"
"아 맞네 그래서 쭈쭈반갑다. 하하하하. 얼른 사 먹으러 가자!"
"네~~~"
기분 좋게 아이들과 함께 슈퍼마켓 가서 쭈쭈바를 사 왔다. 나는 소다맛, 아들은 포도맛, 딸은 딸기맛 쭈쭈바를 하나씩 샀다. 놀이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이스크림 먹으려고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아들 딸이다.
"아빠! 손 씻고 쭈쭈바 먹을래요."
"그래!"
내가 손 씻고 나오니 이미 쭈쭈바를 먹고 있다. 아들 녀석 얼마나 맛있었던지 순식간에 다 먹었다. 포도맛 쭈쭈바를 다 먹은 아들이 소다맛을 먹고 있는 나를 부러운 듯 쳐다본다.
"아빠! 아빠께 더 크고 많아요. 왜 아빠 꺼만 커요?"
"아니야, 아들께 더 커!"
"아니에요, 아빠께 더 커요!"
내 거 다 먹고, 아들 빈 껍질과 내 빈 껍질을 세워서 보여 준다.
"아들께 커? 아빠께 커?"
자기 것이 더 큰 걸 아는 아들 씩 웃는다.
"아빠! 소다맛! 소다맛! 하나 더 먹고 싶어요!"
"아들, 아빠 꺼 남은 거 좀 주까?"
"안돼요 코로나 걸려서 안 돼요!"
"하하하하하"
"더 먹고 싶어요! 아빠아아아아"
많이 먹으면 탈 날까 걱정이 돼 이렇게 달래 본다.
"아들 하나 더 먹으면 배 아파요."
그러니 이런다. 어이가 없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아니에요. 어어 얼음과자 두 개 먹어도 되잖아요. 아직 배 안 아프잖아. 세 개 먹어야 배 아파요. 두 갠 돼요."
우리 아들 <얼음과자> 노래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두 개까진 이가 시려서 괜찮고 세 개 먹어야 배가 아프단 걸 안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