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소중하고 예뻐서 안 돼!"

아빠 육아일기

by 도도쌤

"심심해요, 아빠!"

"심심해요요요. 심심해요요요요."

일요일 아침. 모처럼 잠을 자고 있는데 아들 딸 동시에 와서는 심심해요를 연발한다. 가 안 일어나고 있으니 "아빠 아침이에요. 일어나세요."를 연거푸 외치며 내 몸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우리 아들 뜬금없이 퀴즈를 낸다.

"1번 장난감으로 놀아주기"

"2번 밥 먹기"

"3번 놀이터에서 놀기"

아들내미의 센스가 너무 기가 막혀 한참을 웃는다. 주로 자기 전에 애들에게 문제를 는데 그걸 나름 응용했던 거다. 내가 1번 했더니 장난감을 주섬주섬 가지고 와서 놀기 시작한다.


아들 장난감 놀아주려고 일어나는데 허리가 뻐근하다. 이틀 전 야외에서 두 시간가량 등받침 없이 앉아서 동생들이랑 이야기 오래 했는데 그 이후로 허리가 많이 아프다.

"아이고! 허리야! 허리야!"

나도 모르게 허리 아프다고 말했는데 우리 아들 달려와서는 조그마한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주먹으로 토닥토닥 두드린다.

"아이고 !우리 아들 고마워! 근데 아빠 허리가 아픈데. 허리 좀 두들겨 줄래?"

그러니 우리 아들 두 손으로 허리 주위를 조몰락조몰락 거린다.

"아이고! 시원해! 우리 아들 엄청 마사지 잘하네. 근데 마사지 어디서 배웠어?"

이렇게 아들이 마사지해주는 것은 처음이 궁금해서 물어본다.

"어린이집에서 배웠어요. 어른들이 힘들어할 때 해 주래요."

"하하하하하. 그래? 우리 아들 다 키웠네."

허리를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아빠 나아라!"를 10번 이상 말해준다.

"아빠 힘들어 죽겠어요."

"그래 아빠 이 정도면 다 나았어. 고마워!"

아들의 조물조물하던 그 조그만 손 느낌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아침 식사 시간이다. 밥은 안 먹고 볶아 넣은 어묵만 입에 넣고 도망가는 아들 딸이다. 목이 말랐는지 이런다.

"아빠, 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주세요."

"밥 먹고 나서 먹자."

"네, 밥 먹고 먹는 거예요. 약속하는 거예요."

"알겠어 아들."

짜장면에 하얀 곰탕국물과 어묵음을 맛있게 먹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달라는 아들이다. 저희들끼리 숟가락을 꺼내서 언 요구르트를 퍼서 맛있게 먹는다.


" 내 건 왕거니지."

" 내 거도 왕거니지."

" 하하하 이건 쪼꼬미네."

" 내 거도."


숟가락으로 펀 요구르트 크기 가지고 말장난하는데 서로 웃고 난리다. 왕거니란 말은 또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다. 숟가락을 너무 세게 퍼서 언 요구르트가 사방으로 날아간다. 옷에도 묻고 바닥에도 떨어진다. 하하하하 웃으며 신나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들 딸이다.


난 허리가 아파 소파에 누워 마사지 기계를 오랜만에 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데 순간 내 등이 무지 차갑다.

"! 차 워!"

"크크크크크크"

아들내미 요구르트 들고 있던 차가운 손을 내 등에 넣은 것이었다. 내 표정과 반응이 재미있어 한참을 깔깔깔 넘어간다. 한 번 더 오더니 차가운 손을 내 팔에 올린다.

"! 차 워."

"크크크크크크"

"아들,저기 엄마한테 가서도 좀 해!"

내가 그러니 우리 아들 바로 큰 소리치며 이런다.


"엄마는 소중하고 예뻐서 안 돼!"


"하하하하하하. 뭐라고 아들? 왜 엄만 안 된다고?"

"엄만 피부가 부드러워서 안 돼. 엄만 예뻐서 안 돼!"


멀리서 밥 먹고 있던 우리 아내 그 소리를 듣고 한참이나 웃는다. 장난꾸러기 아들내미 덕분에 일요일 아침이 아주 아주 다이내믹하다. 마는 소중하고 예뻐서 장난을 치면 안 된다는 아들내미랑 당분간 알콩달콩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