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편, 파업

예고 없는 하루와 혼돈의 그 어딘가

by 라엘

프랑스 대학에서 처음 파업을 경험했을 때, 나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한국에서는 대학 생활 동안 파업을 보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광경이 너무 신기했다.


파업은 미리 알 수도 있고, 당일 아침에 갑자기 시작되기도 하며 오전까지는 수업을 하다가 오후에 갑자기 파업이 시작되기도 한다.

며칠 전부터 알게 된다면, “오늘은 쉬는 날이구나” 하며
조금 여유로운 하루를 계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침 8시, 수업 시작 직전, 학교 앞에서 갑자기 파업 소식을 알게 되면
그 순간의 마음은 복잡 미묘하다.


심지어 파업 소식을 미리 들었다고 해도,
학교가 실제로 문을 열지 않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럴 땐 가까이 사는 친구들이 직접 캠퍼스에 가서 확인하고
메시지로 알려주기도 했다.


때로는 소식을 늦게 듣거나 핸드폰 확인을 하지 못해 학교를 직접 가는 일도 있었는데

학교 입구에 다다랐을 때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의자와 책상으로 봉쇄된 모습을 보고
“이게 진짜구나” 하고 실감하곤 했다.


가끔은 파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왜 파업을 하게 되었는지

수업 시작 전 교실에 찾아와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교수님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은 참여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단순히 수업 취소라는 사실에 당황했지만,
파업은 그 이상이었다.


교수님, 학생, 직원들이 모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움직였고,

그 속에서 나는 프랑스 사회의 일면을 체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시험 직전에 파업이 일어나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보충 수업을 듣거나 추가 과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보충 수업은 종종 평일 오후나 저녁까지 이어졌고,
이미 계획된 다른 수업과 겹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점점 파업을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지만,
프랑스 학생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키고,
자신의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수업이 멈추고, 시험이 연기되고, 캠퍼스가 잠시 정적에 잠기는 날,
나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나의 위치’와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자유와 책임, 권리와 의무가 공존하는 문화를 체험했고,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학교 풍경’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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