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봉협상은 요식행위다.
협상이 아닌 통보다.
이견을 제시하면 얼굴을 찌푸린다.
몇 해전 <좋좋소>라는 웹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연봉협상 과정을 사실적으로 연출해 큰 웃음을 주었다.
온갖 잡일 처리하는 이미나 대리
큰 사업건 따오는 백진상 차장
커피 훔치다 걸린 이 과장
현실보다 더 리얼한 연출 앞에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실소를 금치 못 했다.
중소기업 연봉협상 레퍼토리는 항상 똑같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
네가 한 게 뭐야?
내년에 감안해서 올려줄게.
올해는 동결로 가자.
다른 직원도 똑같아.
10년 전 중소기업 면접 때 희망연봉을 물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2,400만 원을 불렀는데
대표가 얼씨구나하고 승낙했다.
사실 3천 이상은 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 실수 후 몇 년간 밤잠을 설쳤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3천 이상을 부르리
라고 다짐했다.
결국 연봉 3천은 몇 년 후에나 달성할 수 있었다.
한순간의 실수로 몇 년을 날렸다.
중소기업 연봉은 기준이 없다.
몇 년 차 대리보다 신입 연봉이 더 많기도 하다.
그래서 연봉이 까발려지면 내분이 일어난다.
기준도 없는 연봉을 어떻게 하면 높게 받을 수 있을까?
회사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면
배수의 진을 치자.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퇴사를 감행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겨야 한다.
퇴사하겠다는 핵심인력을 붙잡지 않을 사장은 없다.
아무리 사장과 사이가 안 좋아도 말이다.
당신은 회사에 돈을 벌어다 주는 존재다.
당신이 있어 사장이 돈을 번다.
그러니 당신의 협상에 거절로 일관할 수 없다.
돈 주는 사장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좋을 건 없다.
핵심 인력도 아닌데 괜히 배수의 진을 쳤다
그날로 책상을 뺄 수도 있다.
연봉을 올릴만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감정에 호소하자.
당신이 회사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 어필해라.
사장님과 야근한 추억.
고된 출장을 함께한 기억을 소환하자.
사장은 당신의 성과보다 그 기억에 사로잡혀
감정이 약해질 수 있다.
사장과 친하다면 더욱 좋다.
사이가 안 좋다면 억지로라도 친해지자.
고된 시간을 함께한 당신이니
어느 정도의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뚜렷한 성과도 없고
사장과 친하지도 않다면
데이터로 승부해 보자.
당신의 성과를 데이터로 보여주자.
표를 만들고 그래프를 그리자.
작년보다 몇 건의 사업을 더 수행했고
성과는 이만큼이 올랐다고 보여주자.
말로 하면 초라하지만
데이터로 보여주면 다르다.
당신의 성과를 부풀리자.
0.5% 포인트를 크게 부각해 그래프로 그리자.
별생각 없이 연봉협상에 임한 사장은
예상치 못한 자료에 당활 할게 분명하다.
중요한 건 사장 마음이다.
사장을 압박할 수 있는 필승 전략은
당신이 핵심인력이 되는 거다.
돈을 벌어다 주는 직원이 된다면
중소기업에서도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월급 루팡이라면 사장과 친해지자.
술, 식사자리를 자주 갖자.
회식에서 사장 옆을 차지하자.
이것도 못한다면 데이터로 승부하자.
통계를 과장해 당신의 성과를 부풀리자.
중소기업은 기준이 없다.
그러니 임기응변이야 말로 연봉은 상승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