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글 돌아보기 아홉 번째

겨울방학에 무얼할까 고민하는 부모님들에게

by 태생적 오지라퍼

자동차 세차를 하러 나섰다.

제법 신중하게 검색을 했고

손세차가 아닌 스팀 세차업소 중에 가장 근거리이면서 평이 좋은 곳을 목표로 출발한다.

어제 그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자동차 키 배터리 교체가 잘 되었는지도 확인할 겸 말이다.

기계란 꼭 해봐야 확인이 가능한 법이다.

다행이 자동차키는 작동 성공적이다. 기분이 좋다.

그런데 지하주차장에서 밖으로 나가니 외부 온도가 –7℃라고 표시등에 뜬다.

아이코 망했다 싶다. 세차 후 유리가 얼어붙을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도 일단 가끔 자동차 시동도 걸어줘야하니

한바퀴 돌아보고 가능 여부를 판단해보자 했다.

내비언니 인도로 스팀 세차업소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지금 영업중이라는 검색의 안내와 무색하게

문도 닫혀있는 듯 하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세차장 앞으로 차량 진입이 어렵다는 점이다.

AI 와 검색 결과는 반만 믿어야하는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소득없이 돌아온다.

막내동생이 알려준 대형 소핑몰 지하에는 세차장이 입정 예정이란다.

일단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사고싶었던 접시를 배송시킨 후

계속 이불속에서 뒤척뒤척 거린다.


못 그리는 그림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선뜻 용기가 나지 않고 물감과 도화지를 바라만 보고 있은지 일주일쯤 되었다.

아마 오늘 오후쯤에 용기를 내볼까 하는데

그림을 그릴 마땅한 장소가 없다.

내 책상은 좁고 노트북이 올려져있고 가끔

고양이 설이가 올라와서 옆에 앉아있는 것을 즐기니

그림을 그린다고 노트북을 치워두기는 조금 그렇다.

조그만 탁자 하나를 구입할까?

춥고 집에 있으니 이래저래 돈 쓸 생각만 하고 있다.

본업에 정신없이 바빠야 돈 쓸 생각도 기회도 없는 법이다.

아직은 그림을 그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여 다시 책을 잡았다.

오늘은 내가 쓴 책이 아니고 후배의 책인데

나는 저 두 책의 추천사를 적었다.

추천사를 쓰게 해준다는 것은 나를 인정해준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고맙다.

유아나 초등생을 둔 부모님들의 겨울방학 활동으로 적극 추천한다.

특히 과학을 좋아라 하는 자녀이면 더더욱 그렇다.

다음은 내가 쓴 두권의 책의 추천사이다.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과학을 설명하고 항상 재미있는 실험을 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스승의 날에 제가 받은 편지입니다. 그리고 이는 제가 꿈꿔온 과학교사의 모습입니다. 오랫동안 보아온 대학 후배이자 과학교사이고 영재교육전문가인 저자가 이책을 쓰면서 바라던 바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과학이란 과학자들만의 언어가 아니고 우리의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주위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과학의 기본 원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들이 직접 시도해볼 수 있고,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부모님들도 함께 즐거운 과학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활동을 하다가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결과가 책에 있는대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왜 다르게 나왔는지, 어느 부분이 어려웠는지, 실패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짚어보는 것도 과학입니다. 과학 내용과 이론을 무조건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관련지어 과학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고 이책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중학생들과 과학 교과 수업을 하다보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메이커(MAKER) 형태의 수업활동과 관찰을 기반으로 한 사고력이 필요한 활동입니다. 복잡한 암기나 계산이 필요한 내용보다도 이런 내용을 더 힘들어 합니다. 왜 일까요? 머리로 생각을 정리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활동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탓입니다. 경험이 없으니 두렵고 익숙하지 않으니 피하고 싶은 것이지요.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내는 과정은 두뇌를 계발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경험은 초등학교 때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지요. 이 책 곳곳에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적 사고의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하나하나 시간을 갖고 함께하다보면 아이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넓고 깊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소개가 일부 포함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 글을 읽고 이 책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과학교육에 대한 생각을 잘 표현한 글이며

따라서 이런 취지에서 교육대학에서의 강의를 희망한다.

초등학교 시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고

교대생이 과학 교과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우리나라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기회가 올려나 모르겠다. 특강은 한번 했던 것 같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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