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듣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이 국가기관에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 일을 마치고 하는 말이다.
<공무원이 일하는 게 다 그렇지 뭐.>
특히 남편처럼 소규모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그런 말을 자주 한다.
교육공무원인 내 앞에서 말이다.
듣기 싫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많은 공직자가 있는데
일부 개인의 문제인 것을 모든 조직의 문제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그런데 어제는 나도 비슷한 마음이 들었었다.
설마 이제 공무원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조치원에 이사와서 읍사무소나 세무서에서는 서울에서보다 훨씬 더 친절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말이다.
첫 번째는 어제 오후 글에 쓴 것처럼 면접에서의 무한 대기 시스템이었다.
게다가 더 이상한 것은 안내문을 나누어주었는데(오랫만에 익숙한 공문서 스타일이다.)
그 안내문대로 진행이 안된다는 점이다.
물론 변경될 수 있다고 조그맣게 써있기는 한데.
그 문서에서는 <연구> 직만 나와 있었는데
<행정> 직과도 함께 면접이 이루어지니 혼란이 온다.
그 문서는 왜 나누어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하는 사람만 보면 되는 것이었는데(내부 문서처럼 말이다.)
그 문서를 보는 바람에 각 직종별 경쟁률이 드러나게 된 것은 안비밀이다.
그들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원래 경쟁률은 대외비 아닌가?
결정적으로 내가 <연구> 직렬에서는 가장 나중에 면접을 하게 되었다.
내 순서는 문서상으로는 뒤에서 두 번째였는데
같은 직위에 면접을 본 나와 다음 사람의 순서가 바뀐 것이다.
이유는 물론 설명해주지 않았고 나도 묻지 않았다.
이처럼 비슷한 곳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 눈에는 보이는 것들이 있다만
처음 이런 상황과 부딪힌 사람들은 더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서는 국책기관 중에 들어가는
모 기관에서의 설문 협조 메일을 받았다.
AI 인재 양성을 위한 수학·과학교육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설문조사가 제목이다.
그런데 안내된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Walla Form 이라는 새로운 설문 형태가 나오고
로그인을 하라하고 그 설문에 대한 무언가 안내 설문이 뒤따르고 초대 코드를 넣으라한다.
메일에는 물론 초대 코드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아니 그렇게 큰 기관에서 이런 일을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가
(아마 대부분 거기에서 진행을 안할 확률이 90% 이다. 담당자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
첨부된 문서를 열어보니 그곳에는 또다른 링크 주소가 있다.
거기로 들어가니 그제서야 설문이 열린다.
그런데 설문이 서술형인데 엄청 중요하나 어려운 것들이다.
수학, 과학의 가치를 강하게 경험한 계기나 활동을 공유해달라 하고
수학, 과학 분야 전공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적으라하고
가장 중요한 수학 과학 역량은 무엇이며
이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학교 교육에서 우선으로 제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쓰란다.
게다가 마지막으로는 정책 제안까지 하란다.
세상에나 이 수준의 질문이라면 온라인 인터뷰 정도는 해줘야 할 내용이 아닌가?
물론 인터뷰 수당까지 챙겨주면서 말이다.
우리나라 수학, 과학 관련 기초연구는 몽땅 발주하는 기관이 이렇게 안일한 방법으로
고견을 모으려고 한다는 발상부터 너무 손쉽게 코를 풀겠다는 것이며
이 설문을 관련 학회를 통해 발송한다는 것조차 자신들이 상위기관임을 부작시키는 일종의 갑질이다.
물론 협조를 부탁한다고 썼지만 말이다.
아마 그리고는 왜 설문 응답률이 저조하냐면서 관심이 없다면서 흉을 볼지도 모른다.
답변을 성실하게 해준 10명에게는 기프티콘을 쏜다한다.
이 정도 수준의 설문으로 석사 논문을 쓰는 사람들도 응답자에게 커피 쿠폰쯤은 다 쏜다.
화가 난다. 이렇게 일하니 <공무원이 일하는게 다 그렇지 뭐.> 그런 소리를 디폴트로 듣게 되는 것이다.
사기업에 비해서 월급이 많지 않은 것은 잘 안다.
그런데 선택한 것 아니냐? 월급의 양보다도 안전성을..
그러니 이런 말을 듣지 않게 아이디어도 내고 열일해야 마땅하다.
완전 친 공직자편인 내가 이렇게 느낄 정도라면
아닌 사람들에게는 더하게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이 아침 글을 쓰면서 울화로 시작하면 안되는데.
(그 기분이 하루 종일 갈 때도 있다.)
잘하자. 자신의 업무 편의 말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보자.
역지사지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도 반대 입장이 될 때가 종종 있을 텐데 말이다.
(브런치 제목의 글씨체를 바꾸면 흰색으로 바뀌면서 안보이는 현상이 어제부터 나타났는데 오늘도 아직이다. 담당자가 모르고 있는거다. 왜냐면 그 담당자는 브런치에 글을 자주 작성하지 않는 사람일테니까. 이런거다. 역지사지가. 사소한 것이지만 불편함이 있는데 그걸 수시로 점검해주는 것이 담당자의 몫이다. 그런데 또 글을 저장하면 보일 것이다. 어제도 그랬으니. 일을 잘한다는 것이 그래서 쉬운 일은 아니다만 노력이 필요하다. 월급을 받으면 프로가 아니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