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꼼수를 쓰긴 한다만.

꼼수인가 묘수인가

by 태생적 오지라퍼

잘생긴 유명 배우의 탈세 의혹이 며칠간 탑 뉴스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만

그것을 어떻게 샤뱌샤뱌 해보겠다는 시도는 옳지 못하다.

훨씬 적게 벌지만 묵묵히 따박따박 일생을 세금을 낸 나같은 소시민에게 울화병을 가져다 주니 말이다.

물론 꽤 멋지다고 절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 그 방법이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왔을 것이고

그것을 해법 혹은 남들은 모르는 비법이라고 포장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당사자의 동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시작되지도 진행되지도 않았을 테니까.

안 걸리면 비법이고 걸리면 꼼수이다.

안하거나 못하면 바보이고 하다가 걸리면 운이 나빴던 것이라고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고 나는 몰랐다고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는 식의 말은 학교 현장에서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이다.

참다 참다 무슨 행동을 지적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말 중의 한 가지이다.

<저만 그런거 아닌데요.>

그러면 대부분 화가 더 나기 마련이다.

자기만 그런 것이 아니면 그 잘못된 행동이 잘한 행동으로 바뀌는 것이 절대 아닌데 말이다.

고경력 교사가 된다는 것은 이런 행동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고급 스킬을 장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그 말에 동의해주는 척하고

(이것도 꼼수일 수 있다.)

그렇지만 단호하게 당사자의 잘못을 이해시킨다.

그 나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해를 시킨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않은 일이다.

비슷한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녀석들에게도 똑같은 정도의 주의를 주어야하니

그 말을 듣는 순간 나의 일은 배로 늘어나는 것이지만 그것을 안하면 절대 안된다.

우리 아이들은 공평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칭찬도 혼나는 것도 모든 것이 공평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교사로서는 칭찬과 주의 주는 사항에서 최고의 노하우가 숨어있는 소위 꼼수를 발휘해야 할 때도 종종 있다.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그 위기를 넘어가야하는 것이 거의 매일의 일상이다.


그런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꼼수를 시도하는 일이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정도만 걷는 사람들을 고지식하다고 꼰대라고 몰아붙이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이다.

그래놓고는 법적으로 걸리고 나서야

몰랐다고 내가 한 것이 아니라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니 도대체 꼼수의 주체는 누구인 것이냐?

물론 정도를 걷는 일이 재미도 없고

실속은 더더욱 없고 바보같아 보일때도 많다만

마음속에 당당함을 주기는 한다.


대학들이 개학을 앞두고 강사 모집을 하는 중인데(지금도 늦은 것이다만)

어느 강좌의 어느 강사를 모집하겠다는 구체적인 강좌 안내도 없이

두루뭉술하게 강사를 모집한다고 공고를 올리는 것은

강사들의 노력과 시간을 빼앗는 일이기도 하고

괜한 희망과 기대에 부풀게도 하는 일이다.

두루뭉술하게 해서 좋은 사람이 있으면 선점해놓겠다는 발상도 그렇고

(물론 강사확보율 등의 수치적인 문제가 있다만)

초빙교수로 모셔놓고 한 학기만에 시간 강사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

다들 갑의 형태인 대학에서 꼼수를 부리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대학마다 새로운 교육과정 수립 등 당면 문제가 있음도 알고 있지만

아마도 그 일을 진행하는 그들도 이 방법이 정도가 아닌 것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위에서 하라니 하는 업무 담당자들에게는 잘못이 없고

그 일을 기획한 사람은 이것이 비법이라고 묘수라고 생각하고 있을테니 이런 일은 계속된다.

살면서 몇 번의 꼼수를 시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만

그 꼼수에 피해자가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

꼼수를 비법, 해법, 묘수 그리고 융통성이라고 너그럽게 봐주는 사회 분위기가 바뀌기 전에는

아마도 더욱 더 치밀하고 다양한 꼼수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아침부터 개똥 철학을 피력해봤다.

오늘 아침 야채를 올리브유로 구을 것인가

증기로 찔 것인가 그것이 당면 문제로다.

어제 팝업 스토에에서 구입한 저 그릇을

처음 사용해봐야겠다.

달달 소스는 내 몫이다.

야채를 잘 먹는 남편에게는 소스가 필요없지만

잘 못먹는 나는 소스에 기대여 먹는다.

일종의 꼼수이기는 하다.

내 입과 위를 속이는 수준이다.

이 정도면 내가 생각하기에는 애교 수준의 꼼수이지만. 내 입과 위는 분노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꼼수와 묘수는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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