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스타일을 존중한다만.

사람 안변한다지만 조금씩은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이번 한 주 동안 지인 두 명과 아들 녀석이 일본 여행을 다녀온다.

도쿄, 가고시마, 후쿠오카로 모두 각각 다른 곳이고 개인별로 목적도 다 다르다.

도쿄에 간 지인은 동생이 그곳에 있어서 동생도 볼 겸 휴식도 할 겸 갔는데

내가 사진으로라도 도쿄를 보고 싶다 졸랐더니

산을 넘어 시냇가 오래된 숲 근처 료칸과 온천과

그리고 가로수에 지천이라는 동백 사진을 보내주었고

일본 소식통인 다른 후배는 일본에서 꼭 사가지고 와야할 영양보조제를 알려주기도 했다.

가고시마에 간 지인은 부부 동반 골프 라운딩이

주 목적인데

오늘은 관광의 날이라고 멋진 오늘의 대문 사진을 보내주었다. (강의할 때 사용하련다.)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 사쿠라지마 산인데 연기가 나는 중이라면서 항상 연기가 나는 활화산이라고 알려준다.

그래, 맞다. 일본은 지질학적으로 교과서에서 나옴직한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일본은 지질학이 많이 발전될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주는 멋진 사진이다.

종종 내 브런치의 대문 사진을 담당하고 있는 후배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내일 후쿠오카로 출발하는 아들 녀석은 오늘부터 휴가이던데(회사용 폰에 그리 나와있더라만)

누구랑 가는지 뭐하러 가는지는 도통 알 수 없다.

골프치러 가지는 않는다던데

웬만한 후쿠오카는 다 돌아다녔지 싶은데

(예전에 다녀왔었다. 두어번쯤.)

어디 더 가볼데가 있나 싶은데 아무것도 묻지는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여행을 하는 세 명이 이렇게 다른 스타일이다.

한 명은 사진을 부탁하니 올려주고

한 명은 알아서 사진을 보내주고

한 명은(아들 녀석은) 아마도 사진은 애걸복걸해도 보내줄 리가 없다.

생사 확인용 톡에 답변이나 해주면 다행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각각의 스타일을 존중한다만

엄마에게 조금 더 다정한 아들이기를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일까?

딸과 제주 여행을 가서 맛집과 디저트 카페 투어를 했다는 지인에게 부럽다했더니

아들은 운전도 해주고 무거운 짐도 들어줄거라며 나를 위로한다만

앞으로 아들 녀석과 어디 여행을 함께 할 일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다. 나와 여행은 안해줘도 된다.

여자 친구와의 여행이나 가고 신혼여행이나 가면 되지 무슨 효도 여행이냐.

내가 그리 복이 많은 편은 못된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후쿠오카 아들 여행이 의미 있는 것이기를 기대해본다.


오늘 다섯 시 이후 기다리던 결과는 아니지만

하나의 계획에 결과가 나오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고 앞으로 해야할 일이 명료해졌다.

나에게는 연구 말고 강의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인 것을. 괜한 욕심을 냈었다 싶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 그게 쉽고 효과적이다.

아들 녀석도 가능성이 있는 여자에 집중해봐야되는데 아직도 너무 인물을 본다.

물론 아들 녀석의 스타일과 취향을 존중하기는 한다만.


(항암 주사를 맞은 남편이 귀가중이란다. 저녁 준비를 해야겠다. 웬일로 문자를 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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