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정리해나가는 2월

곧 샛노란 꽃들이 필 것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눈은 오고 날은 아직 추워도 2월은 2월이다.

오전에는 강의 계획서 작성에 열의를 다시 북돋우고

이번에 AI 박사과정에 진입한 후배와 논문을 써보자고 으쌰으쌰하고

관련 논문도 몇 개 찾아두었다.

점심은 간단하게 먹자는 남편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야채 볶아서 쌀국수 먹었다.


오후에는 남편은 이빨 치료가

나는 노트북의 이빠진 자판 수리가 미션이었다.

남편을 병원 건물 앞에 내려주고

나는 또 내비언니에 의지하여 서비스센터를 찾아나선다.

조치원 이곳에서는 어디론가 무슨일인가 하려면 모두 30여분 정도 운전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내 생각에 자판 수리는 엄청 간단한 일일것이라 생각했다만

내 손가락 피부를 갈아 넣은 순간접착제 때문에 일이 힘들어진다.

내가 가져간 그 자판 말고 똑같은 다른 자판을 하나 떼어서

여러번 그 주변을 갈고 닦은 후 완전체를 만들어 주신 금손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한번 머릿 속에 넣어둔다.

무언가 고장 나면 내가 괜히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지 말고(섣부른 일을 해서 더 힘들게 만든다.)

곧장 전문가를 찾아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는 나오다가 옆에 있는 판매장에 들러

에어컨 구독도 알아보고

(한참동안 에어컨이 빌트인되어 있는 곳에서만 살았었다보니 에어컨이 없다.)

음료수와 고구마 삶은 것을 받아 나왔다.

세상에나 시골 인심이라더니 삶은 고구마를 다 주는 전자제품 매장이라니 낯설다. 뿌듯하다.


이사온 후 두 번째로 관리사무소를 방문하여

커뮤니티센터 골프연습장 등록을 한다.

아침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한다는데

한 달 사용료는 15,000원에

선택인 라커비는 5,000원이다.

지난 아파트는 1회에 3,000원이었다.

마침 운좋게 1층 라커를 배정받았다.

2층 라커는 힘이 모자라서 올리거나 내릴 때 부상의 위험이 있다.

오늘부터 당장 골프 시즌 오픈이다.

운동삼아 살살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곧 샛노란 꽃들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할 것이고

이곳에서 30분 내외 걸리는 골프장들이 꽤 있다.

그곳을 한번씩만 방문해도 1년은 훌쩍 지나갈 것이라는 기분좋은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그리고는 오늘 저녁 주메뉴인 순두부찌개까지 야심차게 완성했는데

왜 치과에 간 남편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것이냐?

무사 귀가를 확인하고 첫 골프 연습을 갈까하는데 말이다.

항암치료중이라고 꼭 치료 전 미리 밝히라고 했고

추워서 걸어오지 말고 버스타고 오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2시 예약인데 아직까지 치료중일리는 절대 없는데 말이다.

물론 무소식이다.

그래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중이다.

이제 2월이니 말이다.


(신기하다. 오늘도 단지내에서 만들어놓은 눈사람은 못봤다. 자동차 위에 쌓인 눈은 봤는데 말이다.

내가 모르는 비밀이 숨어있나? 그나저나 오늘 저녁 8시 스튜디오 C1에서는 깜짝 영상을 올려주지 않으려나. 올려줬으면 참 좋겠다. 그게 무엇이든지 말이다. 샛노란 꽃이 피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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