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불운하다.

큰 불운은 아니니 되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 식사를 정리하고 집을 나선다.

어제 산책할때의 기온 6도에 고무되어

살짜쿵 가벼운 옷을 선택한다.

아주 살짝이다.

아침 기온은 영하 0.6도라서 손이 조금 시렵다.

조금은 당황스럽다.

그새 어제 기온에 최적화되었었나보다.


집앞에서는 조치원역까지 가는 버스가 대부분인데

안가는 버스만 연달아 두 대가 오고

분명 빈차라고 표시된 택시가 손을 들었는데

그냥 가버린다.

느낌이 약간 쎄하다.

그래도 더 일찍 나가야하는 내일이나 택시가 서 있으면 된다고 다독여본다.

10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조치원역에서는 간발의 차로 30분 일찍 갈수있는 기회를 놓치고

(웬일로 정시 도착이더라)

내가 끊어둔 기차에(이건 3분 지연이더라.)

오랫만에 탑승한다.

모든 것은 간발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래도 빈 시간동안 잠깐 철길옆에 조성해둔 숲길을 걸었으니 되었다고 또 다독여본다.

기차 좌석 옆에 충전기를 꽂을수 있어 마음놓고 브런치 글을 작성하니 다행이라 생각하련다.


그런데 다소 불운한 일은 어제 배송된 생선이

오늘 배송 예정이라는 문자가 또 들어온거다.

이상타싶어서 그 업체톡에 들어가봐도

분명 결제완료는 한번만 떠 있는데 말이다.

결제하다가 안되어서 다시 나갔다 온 적은 있으니

약간 꺼림칙하다.

카카오페이에 남아있는 금액도 분명 한번 결재한것임에 틀림없는데 말이다.

오늘 내가 집에 있으면 배송 여부를 확인하고

업체랑 연락을 시도할텐데

오늘 늦은 귀가 예정이다.

내가 두번 결재한것이라면 두고두고 먹어야지 어쩌겠나 싶다만.

온라인주문 초창기때 양파 1망을 신청한 줄 알았다가

10망이 배달와서

학교 전체에 나눔을 했던 양파여신 후배가 문득 생각났다.

그때 학교 교무실에 양파 냄새가 이틀은 코를 찔렀었다.


연달아 일어나는 불운에 마음을 비워서

용산역에서 삼각지역까지의 맛집로드 산책은

과감히 버린다.

맛난 미역국집 위치는 검색으로 파악해두었으니.

을지로 옛 학교 방문도 버린다.

이제 미련을 접을 때가 되었다.

충무로역 찾아둔 돼지국밥집에서 만나자했다.

여유시간이 조금 생겼으니 충무로역에서 남산 올라가는 뒷골목이나 한번 보고 오련다.

다소 불운한 느낌이다만

계획대로 안되어서 대신한 일에서 대박 행운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 일 모르는거다.


(아참 어제 미용실에서 바지에서 카드 꺼내다가 빠진 머리핀은 찾으셨나 모르겠다. 오늘 꽂은 머리핀은 영 부실하다. 그러고보니 반지도 안 끼고 왔다. 악세사리 지름신이 꼬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