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오늘도 다행인 날이 되기를.

by 태생적 오지라퍼

무사히 화를 내지 않고(마음 속으로도 내지 않고)

입춘 날을 성공적으로 보냈으니 다행이다.

살면서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는 한다만

워낙 실패 이력이나 아팠던 경력이 많아서

사소한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고

마음속에 치솟는 화를 다스리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는 나이인지라

입춘 날에 화내지 않기 미션에 전념했는데 다행이다.

뿌듯하다.


온라인 쇼핑을 즐겨하지 않는다.

내가 봤던 것의 느낌을 아직은 더 믿는 스타일이다.

이곳으로 이사와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조금은 어려워진 형편이 되니

무언가 온라인으로 사는 것을 마지못해 선택하는 형편이다.

식탁은 직접 보고 골랐으나

온라인 쇼핑을 시도한 두 가지가 있었다.

모두 어제 배송되어 왔는데 마음에 든다. 다행이다.

스틸 의자는 여러 종류를 나름 비교해서 고른 것이고(일주일은 걸렸다.)

손질된 반건조생선은 마음이 끌려서 순식간에 선택한 것이다.

엄마와 아들이 정성껏 만들었다는 문구가 마음에 쏙 들었다.

엄마와 함께 쉽지 않은 일을 한 아들에 대한 격려의 차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생선 비린내에 예민한 나의 코도 그렇고(구우면서 이미 생선에 대한 반감이 생겨서 안 먹게 된다.)

막내 동생이 온라인으로 구입했던 생선을 성공한 적이 없다하니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다행이다.

스틸 의자 조립도 혼자 성공했고

고양이 설이가 그 의자를 좋아라 하고

친정아버지가 붉은 고기라고 부르셨던 열기 혹은 적어 구이는 맛났다.

오늘 그린 대문사진은 그 의자에 앉아서

그 생선구이를 보고 그린 것이다.

나도 오랜만에 생선구이를 맛나게 먹었다.

저 생선 10마리를 다 먹고 나면(모두 다른 종류이다.) 후배가 소개해준 잘말린 굴비를 사봐야겠다.

굴비도 옛날 우리집 거실에 매달아놓고 꼬독꼬독하게 말려먹던 그 맛이 나는 것은 참 드물다.

물론 굴비를 말리던 몇날 몇일 나는 꼬랑내는

참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말이다.


오늘 서울 방문은 문화예술의 날이 될 예정이다.

약속은 두시 반 남산 초입의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보고

맛난 이른 저녁을 먹는 것인데

나는 이왕 서울 나들이이니 무언가를 더 하고 싶어서 오전으로 기차 티켓을 끊어두었었고

그 빈 시간을 무슨 의미있는 일을 할까 고민 고민하다가

지난번 탄소중립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두 명에게 점심을 대접하면서

새로운 연구를 논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특히 과감하게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안정된 직장인 교사를 그만두는 결단을 내린 후배를 격려해주고 싶어서였다.

물론 교사 생활도 엄청 즐거워했는데 그만두는거다.

교사가 싫어서 그만두는 상황이면 내가 밥을 사줄 필요는 없다.

누가 뭐래도 본인이 제일 아쉬울 것이다.

내가 해봐서 안다.

그런데 마침 날씨가 괜찮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용산-을지로와 충무로-남산인근-서울역의 순서로 오늘도 만보 걷기가 진행될 듯한데

날씨가 어제 정도만 되어준다면 참 좋겠다 싶었다.

다행인 일이 불행인 일보다 소소하지만 자주 일어났음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하루 하루가 살만해진다.

물론 불행한 일은 절대 안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그게 내 욕심대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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