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한 열흘 전부터 고양이 설이는
새벽 네시 반 정도까지는 내 침대 내 옆에서 잔다.
시작점은 모르겠다.
초저녁잠이 많은 내가 잠에 들고나서이니.
새벽에 어느 순간 몸을 돌려보면 거기에 설이가 자고 있다.
코코 잘때는 숨소리도 잘 안 들리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보통때는 쌔근쌔근 소리도 들리고
코 고는 소리 비슷한 것도 들린다만.
새벽 네시반에서 다섯시쯤 되면 나를 슬쩍 건드려보다가
별 반응이 없으면 침대에서 내려가서
집을 돌아다니고 제 볼일을 보다가
다섯시반쯤 내가 일어나려고 기척을 하면
언제인가 내 침대 바로 밑에 와서 납작 엎드려있다.
왜 그러는 것일까?
요즈음은 출근도 안하고 거의 매일 집에서 지겹도록 붙어있었다.
애정결핍 증세가 생길 이유가 없는데 말이다.
지갑에 같이 두었던 카드들이 하나씩 번갈아가면서 마그네틱 고장이 나고 있다.
내가 가방에 자석을 넣은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사오기 전 N 카드가 제일 먼저 증상을 나타내서 재발급을 받고나니
그 카드에 자동이체가 걸려있던 딱 하나가 처리가 안되어서 다시 변경하느라 애썼었는데
이번에는 백화점 카드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서울 가면 해결해야할 미션으로 삼는다.
단 하나의 일거리만 처리하고 내려오기에는
나의 서울행 교통비와 시간이 너무 아깝다.
S 카드는 선택적이다.
카드를 그냥 대는 시스템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특별한 카드리더기에서만 못읽는 현상이 발현되는데
그냥 놔주었다가 점점 사용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정리하려 한다.
이제 카드 종류도 줄여야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마그네틱 이상이 일어날만한 일이 발생했다면
모두 다 그때 한꺼번에 이상 증상을 보여야 마땅하지
이렇게 순차적으로 놀리듯이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일은 이상하다.
마치 어깨가 아프다가 나아지면 무릎이 쑤시고
그게 조금 나아지면 손가락이 아픈 격이다.
왜 그러는 것일까?
이틀 조금 기온이 올라가서 입춘 절기대로
봄이 오려나 보다 좋아했다.
제주에서는 매화도 폈다고 하고
SNS 곳곳에서 성급한 꽃 사진들이 올라오곤 했는데
다시 기온이 급강하한다는 안내 문자가 폭탄처럼 몰려오고 있다.
이틀간 기온을 비교해봤더니
4일 14시경 조치원 6℃, 5일 14시경 서울 8℃였다.
물론 장소가 다르다만 아주 바람직하고 희망적인 기온이었는데 말이다.
같은 지역, 같은 날이라도 오전보다 오후가 기온이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밤 동안 태양에너지가 차단되면 지표는 냉각이 되고
그래서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고 가장 춥다는 표현은
과학적이기도 문학적이기도
또한 복합적인 심리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장이 된다.
오후에는 태양의 힘으로 점점 기온이 올라가고
따라서 오전보다는 차라리 늦은 오후가 덜 춥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아침 추위는 밤새 누적된 냉각의 효과이고
늦은 오후 온기는 낮에 열심히 일한 태양의 잔열 효과인 셈이다.
그런데 기온의 급변에는 이렇게 일상적이지 않은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셈이다.
왜 그러는 것일까?
그래도 머지않아 봄은 올테지만 일찍 핀 꽃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원래 어얼리 어답터의 길이나
얼음을 깨는 쇄빙선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삶은 멀고도 험하다.
그나저나 고민 중이다.
오늘 일을 마치고 아픈 동생도 보고 막내 동생 집에서 수다를 떨고 맛난 것을 시켜먹으면서
하룻밤 자고 내일 내려올 것인가 아니면
그냥 오늘 내려올 것인가?
인터뷰를 해보고 결정해도 되려나 싶은데
그때가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대이다.
가장 기차표가 없을 시간이기는 하다.
걱정이 되는 것은 오로지 하나 고양이 설이이다.
내가 없으면 어디서 자려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