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수리의 삶
남편이 항암일을 맞아 어제부터 기분이 나쁘다고
절절매는 자세로 버티겠노라고 다짐의 글까지 썼었다.
어제 아침 공장에 다녀온다고 나가더니
(역에 모셔다 드릴때부터 신경질을 냈다.)
저녁 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다.
문자를 남겨봐도 전화를 걸어봐도 물론 답이 없다.
참 일관성있는 남자다.
그리고는 거의 10시 가까이가 되어서 들어오는데 벌써 얼굴 표정이 안 좋다.
갔던 일도 잘 안되고 조치원역에서 버스도 한 대 놓쳤다한다.
15분 있다 도착이라해서 다시 역사에 올라갔다
15분에 딱 맞춰 내려왔더니
버스가 이미 떠나더라는 것이다.
화가 날만도 한데(나도 그런 상황이면 화가 난다.)
사람이 융통성이라고는 없고 관찰력도 없다.
내가 보니 이곳의 버스 알람 시스템이 서울과는 다르고
여기는 버스 탑승객이 없다보니 예정 시각보다
더 빠르게 도착하더라.
서울은 길일 막히고 버스에 많이 타니 예정 시각보다 주로 늦어진다면.
그러니 여유있게 5분전에는 정류장에 서 있었어야 하는데 딱 맞춰서 내려온거다. 왜 그럴까?
그래놓고 버스 알람 시스템이 이상하다고 화를 낸다.
거기서 버스 알람 시스템의 편을 들었다가는 또 내게 똥바가지가 투척될 터이니 꾹 입을 닫는다.
그러더니 오늘 아침 새벽에 또 안방의 그 이상한 센서 부착 전기스위치가(이전 글에 사진을 올렸었다.)
두시에 스스로 오작동을 해서 하나도 잠을 못잤다면서 인상이 찌그러져있다.
하필이면 중요하고 힘든 항암주사 맞는 날인데 말이다.
이제 알람 소리는 안난다는데 불이 켜지면 그 불을 꼭 꺼야해서(절약이 몸에 배여있다.)
일어나서 불을 끄고 났더니 이런 저런 걱정에 잠을 못잤다면서
당장 저 스위치를 어떻게 박살을 내더라도 이런 일이 없게 하라는 거다.
아니. 내가 전기 업자도 아니고 자기는 건전지 배터리 가는 것도 잘 못하면서 왜 나에게 불똥이 튀는 것이냐.
나도 전기 전공이 아니다.
알겠다고 다독여놓고(남편이 아들도 아니고 말이다.)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해보니 전기 업체 번호를 알려준다.
그곳에 연락을 해보니 스위치 현재 사진을 보내보란다.
그리고는 한참 뒤 전자제품을 파는 곳에 가서(요새도 이런 곳이 있나모르겠다. 조치원 시장에 가면 있겠지)
일반 똑딱이 스위치로 바꾸면 된단다.
별일 아닌 것처럼 말이다.
나는 이름도 방금 처음 들었는데
찾아보니 늘 보던 그 스위치이다.
그 업체는 서울에 위치한 업체이니 이곳까지 방문 수리는 쉽지 않겠다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나와 같이 오류가 나서
일반 똑딱이 스위치로 바꾼 사람이 사례를 올린 것이 있다만 내가 그것을 보고 혼자 따라하기는 무섭다.
아무리 무수리과라 해도 전기선을 건드리는 것은 감당밖의 일이다.
일단 관리사무소에 다시 들러서 이야기를 해본 후(여기서 해준 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단지 입구 부동산에 가서 이야기도 해보고(여기서 업자를 알고 있다면 차선책이다.)
그것도 안된다면 일반 똑딱이 스위치를 사두고 아들 녀석이 오면 함께 처리해봐야겠다.
아이고 내 팔자야.
믿을 구석이라고는 아들 녀석 밖에 없는데
이것빼고도 해줘야할 일들을 적어놓은 리스트는 다섯 가지가 넘는다.
놀라고 싫어할까봐 말은 아직 안했다만.
일단 집을 나서봐야겠다.
하루도 아무런 일이 없는 그런 날은 없나보다.
하루도 편치않은 무수리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