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게 만들어준다.
SNS 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물론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특징일 확률이 높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다.
이것저것 들여다 보는 것을 좋아라하는 나는 인스트그램, 스래드, 페이스북을 연동해두어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하나 올리면
나머지 두 개에도 같이 게시가 되는 시스템을 쓴다.
그런데 댓글이나 좋아요등의 반응도 다 다르고
내가 각각에서 얻는 정보도 다 다르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 생각이다만.
가장 정보가 빠르다고 느껴지는 것은 스래드이다.
새로운 무언가가 가장 빠른 시간에 올라오고
(물론 맞는 정보만은 아닐테지만)
가장 활발하게 실험되어진다.
예를 들어 지난주쯤 NASA에서 자신의 생일을 입력하면 그 생일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우주 사진을 보여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한 사람이 링크를 올리니 너도 나도 자신의
생일 우주 사진을 마치 경쟁하듯이 올렸었다.
물론 나도 호기심과 강의에 사용할 목적으로 해보았다.
참고로 나는 말머리 성운이었는데
사진이 그리 멋지게 환상적으로 나오지는 않았고
말머리인데도 해파리처럼 나와서 살짝 실망했다.
그래도 우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원래 취지에는 잘 부합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강의에 사용하거나 한번쯤은 생각해보거나 할만한
퀴즈, 인포그래픽, 카드 뉴스 형태의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페이스북의 단체 계정들이다.
어제 친한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눈 사진이 오늘의 대문 사진이다.
다음 뛰어난 약효가 있는 캡슐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라는 퀴즈인데
우리 셋은 모두 다 로또와 같은 현금을 선택했다.
조금의 고민도 필요 없었다.
나이 들면 생활비가 줄어든다는 말은 언제 어떻게 해당되는 것인지
각자 구정맞이 세배비와 용돈이 더 들었다면서 말이다.
결혼한 자식들에게도 그리고 손주들에게도 세배비가 나간다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금이 최고라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뿐인 아들 녀석 집 얻는데도 혹은 자동차 구입에도 도와줄 수 있음 최고라는 생각이니 말이다.
어제 남편과 말다툼 끝에 나는
<아들 녀석에게 못해준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했더니
남편은 <더 고생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은데> 라고 말끝을 흐렸다.
아니 아무 걱정 없이 특히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은 것은 왜 생각하지 않는거냐.
엄마와 아빠는 생각하는게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냐.
그리고는 그 말로 자신의 미안함을 조금은 느꼈는지
아들에 대한 불평에 입을 닫았다.
돈이라는게 그런거다.
모든 불평을 사라지게 하는거.
그러니 아마도 누구나 모두 현금을 선택하지 않을까?
저 퀴즈 하나로 온갖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제점을 발견했다.
하나의 문항이 저리 절대적이면 좋은 퀴즈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슷비슷하게 관심이 가고 선택에 고민이 되는
매력적인 오답이 없는 셈이다.
이상형 월드컵 형태보다도 고민이 안되면
좋은 퀴즈가 아니다.
수능이나 학교 시험에서는 함정 혹은 지뢰밭이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비슷비슷해서 정답고르기기가 어려운 킬러 문항이 되는 셈이다만
5지 선다형이나 4지 선다형에서 적어도 두 가지 정도는 비교하고 고민해볼만한 것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 출제 40년이 된 나의 노하우이다.
그래서 나는 <과학적 사고와 상상력>강의 첫 시간에
이 퀴즈를 활용하되
두 가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문제를 자체 변형하려 한다.
그러면 누구나 돈을 고르고 그 다음 차선책으로 필요한 것을 고르는거다.
그 차선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관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 선택과 과학과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보려 한다.
매럭적인 오답은 못되었을지언정
삶의 지표를 알아보고
그것과 과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으로 접근하려는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나는 음. 두 번째를 고르라면 말이다.
고민이 조금 되기는 하는데 말이다.
시간 여행 말고 시간을 되돌려(그럴수만 있다면)
어렸을때의 나로 돌아가서 착한 딸이 되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도 하고
(해본 적이 없다.)
인상 팍 쓰고 볼 부어 있는 얼굴 말고
항상 웃는 얼굴로(전자가 훨씬 많았던 듯 하다.)
그런 이쁘고 착한 딸이 되고 싶다만
다시 힘든 삶을 버티고 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르니까, 한번이니까 하는 거지
다 알고 참고 견디면서 다시 한번 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운동선수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 어렵고 힘든 걸 알면서 매일 매일 묵묵히 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런데 또 생각하면 이 세상에 어렵고 힘들지 않은 일이란 뭐가 있겠나?
우리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칭찬에 인색한 나의 생각이다.
칭찬에 인색한 것도 집안 내력이다.
부모님께 칭찬을 많이 못받았으니
나도 칭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남들 보기에 쌀쌀맞고 무감동해보이는거다.
늙어서 조금 변하기는 했다만 기본 디폴트가 그렇다.
아. 내가 착한 딸로 돌아간다면 부모님은
칭찬 많이해주는 따뜻한 부모님이 된다면 참 해피한 날들이겠다.
이런 부질없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급 대전행을 결정했다.
어제 남편과의 말다툼 이후에 말이다.
일종의 도피이자 회피기제의 발동이다.
다행히 조치원에서 대전까지 왕복 기차표가 있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어디를 갈 것인지는 생각해두었다만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르니까 하는 거지 알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생각보다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삶을 사는 일이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다.
한번의 삶이니까 지금만큼 노력하며 아둥바둥 힘들어도 버티고 살아내는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