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음악을 바꿔보았다.

여행이든 일이든 닥치고 해야겠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작업할 때 유튜브 연속 음악을 틀고서 들으면서 한다.

음악까지 없는 조용함은 견디기가 힘들다.

어려서부터 습관이다.

노래를 듣고 공부한다고 엄마에게 등짝도 여러번 맞았고

야구 보면서 공부한다고 욕도 바가지로 들었었다.

물론 노래를 안 듣고 야구를 안 봤으면 학업 효과는 더 좋았을 것이다.

엄마 말이 맞았다.

그런데 매번 조용한 명상류의 음악만 들었더니 점점 우울 모드에 빠지는 듯하다.

가뜩이나 말할 기회도 별로 없고

말을 했다가 남편과 말다툼이나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음악마저 조용하니 더더욱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방금 전 댄스곡으로 과감하게 음악을 바꿔보았다.

그런데 영 이상하다.

귀가 너무 음악으로만 치우쳐서 뇌 전체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느낌이다.

음악이 이리 큰 역할을 한다.


영화나 드라마도 OST가 멋진 것을 좋아라하고

특히 가사가 멋진 발라드를 선호하며

약간 클래식한 느낌을 깔고 있는 사운드에 대한 편애 감정이 있으며

(특히 피아노 소리를 좋아한다. 내가 유일하게 다룰 수 있었던 악기였다.)

그렇지만 트로트 계열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음악에 대해 열려있는 편이다.

내 최애 프로그램인 <불꽃야구>의 BGM도 너무 너무 좋아한다.

처음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한가지도

BGM 이 야구 상황에 맞게 적절한 포인트에 제공되는 깔맞춤이어서 였기도 하다.

야구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그렇게 알맞는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깔 수는 없다.

이처럼 음악에 대해 기분이 좌우되는 소심함을 가진 사람이니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것이 듣는 음악을 바꿔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방금 해봤더니 댄스음악은 도저히 작업 중 배경 음악으로는 안되겠다.

재빨리 타협하여 촉촉한 감성의 잔나비 노래를

피아노 연주곡으로 연주한 음악으로 변경했다.

이건 괜찮다.


어제 대전 나들이를 하고 와서 피곤함이 분명 남아있는데도

오늘 나는 다시 심심함에 진저리를 치고 있다.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있어서 이렇게 푹 쉬는 것도 오늘과 내일이 당분간 마지막일텐데 말이다.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 않고, 기다리는 꽃도 피지를 않고

고양이 설이의 털은 하염없이 빠져서 날라다닌다.

구정에 내려왔던 아들 녀석은 오랜만에 본

고양이 알러지가 발현되는 것 같이 눈 주위가 볼긋해지고 재채기를 해댔다.

세상에나 자기가 키운다고 고양이를 데려온 사람이 말이다.

나보고 고양이 알러지 예방 주사를 맞으라고 강요하던 아들 녀석이 말이다.

습관과 익숙해짐이란 그런 것이다.

알러지를 잠재울만큼 말이다.

내년 1월에는 당근알바라도 살펴봐야지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림의 날들을 보낼 수는 없을 듯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아니라 쉼이 아니라

이것은 심심함으로 고문을 하는 수준이다.

일벌레인 나에게는 말이다.

누가 나를 좀 데려가서 노비처럼 마구 부려주었으면 좋겠다.

육체노동은 힘들고(저질 체력이다.)

머리써서 하는 일 말이다.

물론 그 일을 할때는 유튜브 수준 높은 음악을

꼭 배경 음악으로 제공해주어야 한다.

내가 내세울 계약 조건은 그것 하나뿐이다.

수당은 기본급이라 하더라도 충분하니 말이다.


(오늘 대문 사진은 인천공항 앞에 있다는 누가 봐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조각상이다. 인천공항에 못가본지 오래이다. 사진을 찍을때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멋진 사진이 나온다고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려면 안바빠야 한다. 바쁜 사람 눈에는 안보이는 것이다. 이제 좀 피사체가 안보여서 사진을 못찍어도 되니 바빠졌음 좋겠다. 이러다가 바빠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게 될 지도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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