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내 글을 읽어보면

아침 감사 기도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는 이유는

시간을 확인하려는 것과

밤사이에 온 연락이 없는지를 확인하려는 것 딱 두가지 이유이다.

요즈음 기상 시간은 들쑥날쑥하고

(30여분 정도의 오차가 있다.)

방학기간이라 기상 시간 알람 설정은 해놓지 않았고

밤사이에 온 연락이라고는 학회등에서 온 홍보성 메일 정도밖에 없는 심플한 삶이다.

학회 메일도 점점 수신거부 처리를 해놓아야 할 시점이다.

한 두 개를 제외하고는.

이번 2월 부산 학회를 의도치않게 못갔으니

(그래서 더더욱 바다가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주기를 놓쳤다.)

다음 학회가 아마도 마지막 방문이지 않을까 싶긴하다만

(논문 작성이 제대로 잘 된다는 가정하에

마지막 발표를 희망한다.)

그리고는 브런치나 SNS의 좋아요의 흔적을 살피는 것이 그 다음 단계가 된다.


나의 조용한 인스타와 페이스북 그리고 스래드에는 게시물당 좋아요 개수가 평균 10개 내외이다.

그만큼 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뜻인데

가끔 스래드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때가 있다.

조회수가 1,000이 넘어가는 경우가 몇 번 있었고

(아마 다른 사람 게시물에 답글을 달았던 적이니

내 영향력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회수 500이 넘어가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이번 게시물이 그랬다.

대전 여행에서 성지순례라고 이름 붙인 <불꽃야구>의 파이터즈파크(구대전 한밭야구장) 사진을 올린 것이다.

사진이 좋았던 것인지 <나는야 부싯돌즈. 올해도 파이팅> 이라는 문구가 좋았던 것인지

(부싯돌즈는 불꽃야구팀 응원단의 공식 명칭이다.)

그것도 아니면 해시태그 불꽃야구와 스튜디오 C1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셋 중 하나 혹은 세가지 모음의 결과일 것이다.

좋아요도 지금까지 올린 게시물 중 단연 원탑이다.

나처럼 <불꽃야구>를 애정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기뻤다.

SNS가 주는 위안감이란 이런 것일게다.

오늘 대문 사진은 돌려보고 돌려보는 <불꽃야구> 유튜브 영상을 우리집 고양이 설이가 함께 열혈시청해주는 장면이다.

설이의 저 다부진 자세를 보라.

집중하고 시청 중임에 틀림없다.


브런치는 그들보다 조금은 더 오묘하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게 조회수가 폭발해서

이 시간대의 인기있는 브런치글에 몇 번 올라가는 행운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내 글 스타일에 거부감 없는 자주 읽어주는 분들이 좋아요를 소리없이 눌러주고 가신다.

누가 눌러주었는지 다녀가셨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얇은 구독층이다만 감사할 따름이다.

가끔 댓글도 달리는데 그 댓글이 주는 위안이 꽤 크다.

물론 AI가 쓴 것 같고 자기에게 연락을 달라는 이상한 댓글도 달린다만

그런 것에는 응답하지 않음으로 처리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벽에 다른 사람들이 읽어 준 내 글을 찾아서

내가 다시 한번 읽어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바로 전 날 작성한 글일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떤 날은 한 참 전 글인데 저 글을 어떻게 찾아내서 읽으셨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날도 있다.

그런 날.

내가 썼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간 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

그 글을 쓴 날 일어났던 일이나 그때의 감정이 오롯이 다시 살아난다.

그 시간이 참 좋다.

물론 좋은 일이나 좋은 감정이 아니었을때도 있다만

그 일을 내 글로 다시 찬찬이 되돌아보는 것은

브런치가 나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글에 묘사된 나만이 알아보는

숨겨둔 키 포인트까지 기억이 몽땅 난다면

내가 아직은 치매가 아니라는 확인도 되는 셈이니 더더욱 기쁠 수 밖에 없다.


바쁠 수 있었던 오늘인데

모임이랑 아르바이트랑 해서 말이다.

심사 아르바이트 연락이 안와서

수십명이 모이는 저녁 모임에도

발 부상을 핑계로 안간다고 연락을 해두었고

꼭 서울에 올라가야만 하는 내일 나머지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계획을 수정해 두었다.

얼굴보고 수다떠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일의 염색과 파마이다.

지금 앞머리 가르마 갈라지는 앞쪽이 잡초처럼 올라온 흰 머리로 난리도 아니다.

뒤쪽이 그러면 안보이니 참을 수 있는데

이건 너무 대놓고 앞쪽이다. 직설적이다.

내 브런치글은 어떤 것은 직설적이고

어떤 것은 숨긴다고 많이 숨겨놓았다.

나만 알아볼 수 있게 말이다.

오늘 그런 글들을 다시 읽었다.

이 새벽에 그 글을 찾아 읽고 좋아요는 안 누르고 조용히 다녀가신 독자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좋아요까지 눌러주신다면 더 좋겠지만

그냥 읽어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 벅차다.

브런치 때문에 매일이 소중하고 가슴벅찬 날들이 된다.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아침 무슨 일 있나요? 다들 브런치를 안 읽으시네요. 감사 기도까지 올렸건만. 세상 참 쉽지 않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Go 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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