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소소한 행운이 따라오기도 한다.
어제 오후는 기운도 빠지고 화도 났다.
올해 들어서 무언가 신청한것마다 도통 되는게 없어서 말이다.
작년 해운대 동백섬에서 찍은 몇 안되는 셀카를
AI 힘을 빌려 지브리 스타일로 만든 그림을 보고
자화상을 그렸는데 그것마저 저렇게
얼굴크고 심술통으로 그려져서
분노게이지만 더 높아졌었다.
그리고는 아예 해탈의 경지로 오늘 아침을 맞이했고
청소기와 세탁기 돌리고
남편 야채찜으로 아침 준비해주고
평정심을 찾는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화가 들어온다.
분명 교육청 번호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두시 예정 심사자 중 한명이 빵꾸가 난 모양이다.
재빨리 땜빵에 오케이를 하고
기차표를 찾고
머리를 감고
고양이 배변 정리와 식사를 준비해놓고
일정을 짜본다.
내일 혹은 앞으로 해야 할 중요 일정과 연계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런 뇌의 재빠른 움직임을 나는 무지 좋아라한다.
집안일을 마치고
남편에게 설이를 부탁하고
금요일이라 내려오는 기차표가 없을 것에 대비해서
약도 챙기고(동생네로 갈 수도 있어서. 물론 최후의 방안이다만.)
조치원역에서 조금 일찍 출발하는 티켓으로 교환하려는데 모두 입석밖에 없단다.
이것이 금요일의 힘이다.
자유석도 없나요라고 물으니
자유석은 없고 카페석이 있단다.
아하. 한번 타본적 있는 그 카페석 말인가?
입석 요금이지안 잘하면 좌석에 앉아갈수 있는
심지어 충전기 꼽을 콘센트도 있는 카페석.
옛날 식당칸을 개조한 것이란다.
급 천원짜리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가끔 이런 소소한 행운이 나를 다시금 업 시키고
즐거운 계획을 짜게 하는거다.
땜빵 알바와 카페석.
신이 난다.
그런데 용산역 내려서 무얼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내일 계획이었던 검사 혹은 팔찌 수선 혹은
신용산 미역국 맛집 탐방?
어느 것이든 기쁘기만 하다.
오늘 자화상을 그렸어야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