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추억팔이 2

친구와 함께라면

by 태생적 오지라퍼

공복에 피를 뽑고 기타 검사를 하고

비타민D 주사를 엉덩이에 한 대 맞고

의사선생님을 면담하고 나오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삼십여분 정도였다.

훌륭한 병원 시스템이다.

물론 조그만 개인 병원이다.

11시 헤어숍 예약시간까지는 족히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

기쁜 마음으로 가보고 싶었던 핫플 방문에 도전한다.

광장시장 내 새로 생긴 스벅이다.

익숙한 광장시장도 볼겸(마지막 학교 근처이다.)

아침부터 삶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도 볼겸

(그러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기운이 난다.)

2주일 동안 못가본 카페도 가볼겸

(누가보면 카페홀릭인줄 알겠다만.)

그리고 그 카페가 요즘 최고 핫플 등극 카페이니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광장시장이 내려다 보이는 그 카페에서

그곳에서만 파는 리미티드 에디션 꽈배기와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우아하게 해보려했으나 연약한 손 근육에 커피를 흘렸다.

그래도 꾸역 꾸역 기념사진은 한장 남겼다.

우아하고 멋진것도 아무나 아무때나 되는것은 아니다.

광장시장에는 브런치로 떡볶기나 만두나 심지어

도저히 내 상식으로 이해는 안되지만 육회비빔밥을 먹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다.

브런치의 세계화이다. 바가지만 씌우지 말자.


청계천을 거쳐 홍대입구 유명 화방에서

그림용 펜과 스케치북을 사들고

염색과 파마에 오랜 시간 공과 돈을 들여서

새학기 맞이 변신술을 완료한다.

두 살쯤은 어려보이기를 희망하면서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학교에 근무한 친구와 함께이다.

그간의 회포를 풀다보면 변신이 끝나있다.

요술공주 밍키 수준은 아니더라도 만족스럽다.

미리 점찍어둔 근처 맛집에서 평양냉면과 빈대떡을 나눠먹고

(우리는 꼭 비용을 1/N 처리하는게 원칙이다.)

광화문 전시장을 방문하고

우리 둘의 열정을 갈아넣은 정동의 학교를 돌아본 후

조금 멀지만 서울역까지 느릿느릿 걸으면서

서울 나들이를 즐겨본다.

나는 조치원에 친구는 파주에 살고 있으니

늘상 서울이 그립고 또 그립다.

물어본 적은 없는데 친구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덕수궁을 지나면 유명 와플 이야기로

시청앞을 지나면 스케이트장 이야기로

북창동을 지나면 순두부 이야기로

우리의 수다는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건강해서 다음 번 산책도 함께 하자고

헤어지기전에 무언의 약속을 한다.

나는 비타민D 주사를 3개월 마다 맞고

친구는 골다공증 주사를 6개월 마다 맞는다는것만

차이가 있을뿐.

우리의 추억은 공통 분모가 많다.

다음 번에는 우리의 어린 시절이 담겨져있는 화곡동을 돌아볼까도 싶은데

아마 중간 중간 울컥 울컥할지도 모르겠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보너스 같은 추억팔이 시간을 보냈고

나는 17시 근처에 대전역이 종착점인 흔치 않은 기차로 귀가중이다.

남편이 이런 기차가 있다해서 솔직히 백퍼 믿지는 않았었다만

오늘 바로 그 기차가 당첨이다.

친구는 GTX를 타면 파주 운정역까지 30분이 안걸린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기차 훌륭하다.

조금씩 지연은

오늘은 올때 갈때 모두 옆자리에 왕수다우먼들이 앉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