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분들이 많다.
오랫만에 이른 아침부터 바쁜 날이다.
혈액 검사가 있으니 정밀한 측정을 위하여
아침약만 먹고 공복으로 출발한다.
다행히 내가 다니는 병원은 아침 8시반에 문을 연다.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어제 보너스처럼 찾아온 서울 아르바이트를 해서인지
몸이 가볍지는 않다만
남편과 나의 아침 에그토스트를 준비해서
나는 포장해가지고 들고오고
아직 자는 남편것은 식탁에 놓아두고
고양이 설이의 밥과 물을 챙겨두고 집을 나선다.
작년 2학기 강의 기간 내내 늘상 이 시간에 집을 나서서 잠실에서 셔틀을 탔었건만
몸이 잊어버린것도 같은
이곳에서의 이른 아침은 두번째이다.
12월 제주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나섰던 날 다음이다.
다행히 3분만에 버스가 왔고
코레일톡을 보니 하나 앞 출발 열차도 시간상 가능하지 싶었고(뭐든 당겨서 가는 것을 선호한다.)
날씨가 안추워서(영하 1도 내외)
조금 빠른 걸음으로 역에 진입한다만
역시 티켓 교환 앞에는 난관이 꼭 있다.
탑승 시간이 가까와오는데
앞 순번 아저씨가 느릿느릿이다.
본인도 이 기차를 탈거면서 말이다.
티켓 창구 앞에서는 <용건만 간단히>가 맞다.
간신히 30분 앞당겨 탑승에 성공하는
영화에 나올만한 한 순간을 찍었다.
그 아저씨만 아니었어도 1분 여유는 생기는 건데.
와 그런데 그 여유작작 아저씨 못지 않은 분이 또 있다.
내 옆자리 다리 쫙 뻗고 주무시는 분인데
술 냄새가 진동한다.
어제 불금을 보내셨나보다.
이 아저씨가 수원역에서 내리고 나니
폭풍수다 아주머니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시간대별로 기차별로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 수가.
어제 입석인데 카페석인 그 칸에서는 두돌 정도 아기
한 명이 모든 사람의 눈길을 사로 잡았었다.
좋은 쪽으로다가 말이다.
이 아침 조치원의 젊은이들이 대거
양손 가득 짐을 지고 서울행 기차를 타더라.
아마 그림 도구인듯 싶은데(유명한 미술대학이 있다.)
오늘 대회가 서울 모처에서 있지않나 하는
합리적 추론을 해본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은 이 이른 시간에도
반짝반짝 거리고 에너지와 생동감이 넘친다.
보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조치원에는 두 개의 대학이 있는데
3월이면 그 대학생들로 이곳이 들썩들썩해졌음 좋겠다.
과거에는 그랬다는데
(늦은 시간까지 음주가무하는 몇몇 때문에 시끄럽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못해 고요할 정도이다.
젊음이 가득한 그들을 보는게 좋아서
나는 강의를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봄날씨라고 예보가 되던데 기대중이다.
일단 피부터 잘 뽑아보자.
(어제 마지막 보너스로 받은 눈썹 모양 드러누운
달 사진이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다 담을수는 없다만.
초승달인지 그믐달인지는
정월대보름이 다가오고 있다는걸 감안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