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다.
어제 부산지역에서 서울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몇몇 학교의 업무담당자들을 인솔하는 아르바이트를 다녀왔다.
아르바이트가 분명 맞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에게는 봄소풍인 셈이었다.
수학여행을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릴텐데 그 업무 담당자니 걱정이 태산일것이다.
소싯적에 해봐서 잘 안다.
그래도 지금처럼 뭐라뭐라 민원이 많았을 시기는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다 피하고 싶은 업무이다.
에버랜드 방문이 핵심활동인 수학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비가 오면 어떻게 할까의 문제이다.
조금 내리는것까지야 참아본다지만
폭우 수준이면 당연히 학생들이 가장 좋아라하는
각종 놀이기구 운행이 정지될것이고
그 이후는 모든 계획이 아수라장이 될게 뻔하니 말이다.
근처 미술관, 전시장, 뮤지엄 심지어 과학관과 도서관까지도 모두 대체 프로그램에 넣고
고민을 해야만한다.
그런데 우리 생각과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프로그램에 넣으면서
관람시간 두 시간을 배정하나
이십분만에 다봤다고 재미없다고 심심하다하는
녀석들이 나올 확률이 꽤 있다.
과학관에 가면 자기 과학 싫어한다하고
무슨무슨 능에 가면 산소에 왜 가냐하고
미술관도 전시장도 시큰둥한 녀석들이 꼭 나온다.
그러니 어떻게해도 불만이 나올수밖에 없는것이
수학여행 프로그램이다.
비가 안오기를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옛날 고리고리짝.
먹고 살기 힘들고 바빠서
가족여행이라고는 엄두도 못내던 그 시절에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은 특별한 이벤트였음에 틀림없다만
가족끼리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자신이 좋아라하는
스타일과 장소와 시기를 골라 체험학습을 쓸 수 있는
지금 시대와 수학여행이 어울리는 것인지는
진짜 모르겠다.
극기훈련용이라고 하기에도 맞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조차 극기훈련을 안하는 시대이다.
더 다양하고 품질좋고 가격 싼 옷들이 많은데
굳이 비싸고 품질별로이고 불편하고
아이들이 안입으려하는 교복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와 그리고는 교복을 왜 안입는거냐고 지도하느라 옥신각신인 상태와 비슷한 맥락이다.
생활복이나 체육복이라는 대체재로 충분한데 말이다.
비싼 사복차림에서 오는 위화감이 문제라면
생활복이 대안으로 충분하다.
수학여행이나 교복 모두 수익자 부담이라는 면에서도 고려가 필요하다.
물론 교복은 일정 부분 보조금이 나간다만.
시대는 빠르게 변하는데
학교의 변화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매우 더디다.
점진적이고 신중한 변화가 결코 나쁜것만은 아니지만
현실기반 문제는 항상 우선적으로 처리되는게 맞다.
나는 수학여행 업무도 교복구매 업무도 해본 사람이다.
해봤으니 감히 감놔라 대추놔라를 한다.
해봤으니 고쳐야한다는 것을 주장할 수 있다.
수학여행은 당일 테마체험으로
(진로랑 연계되면 최상이다.)
교복은 생활복과 체육복으로 변경하는 것이
시대를 반영하는 방향이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서 내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줄 알지도 모른다만(그럴 깜냥이 못된다.)
교육감을 서포트하는 참모진은 하고 싶다.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분들이 너도나도 출마선언을 한다.
교육은 정치적인 논리로 판단하면 안되는데 말이다.
(어제 아르바이트 덕분에
국중박의 스테디셀러 사유의 방과
떠오르는 베스트 셀러 대동여지도를 보고 왔다.
시간이 없어서 아주 잠시였지만.
곧 또 보러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몸은 많이 피곤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