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달래야지 방법이 없다.
정확히 어제 11시 쯤 배가 고프다는 브런치글을 썼었다.
그 글을 쓰고는 약속 시간보다 일찍 온 센스있는 후배와 함께
을지로 맛집이라 딱 두 번 가봤던
유명 음식점의 신용산점에서
후배는 장어 덮밥을 나는 그 식당에만 가면
매번 주문하는 대창 덮밥을 시켰고
정신없이 다른 식사때보다는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르게 먹었었다.
그리고는 배가 너무 불러서
후식이나 디저트 음료는 생략하고
일 이야기만 하다가 귀가 기차를 탔었다.
그 기차를 타기 직전부터 배가 쌀쌀 아파오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대창 덮밥의 대창이 문제였을까나?
대창이 양념과 함께 잘 볶아지기는 했다만 원래 기름진 음식이기는 하다.
그것 말고는 감태와 백김치 볶은 것 등이었고 소량이었으니
대창이 틀림없다. 내 배탈의 주범은.
아니면 속도가 빠르거나 양이 많은 것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만.
집에 와서도 배가 별로라 화장실을 다녀왔고
그래서 저녁은 가래떡 구이 몇 쪽으로 대신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까지는 그냥 저냥 괜찮았는데
오후 들어서면서 다시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두 번째 설사까지 하고나니 약간 어지럽기도 하다.
어제의 연속인지 아니면 오늘 다시 시작된
추가 장트러블인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엎친데 덮친 것일수도 있다.
오늘 아침부터 점심까지는 이것저것 조금씩 맛보아서
딱히 무엇때문이라고 집어내기도 어렵다.
사과랑 귤에 우유와 두유 넣어서 갈아 만든 스무디가
첫 번째 용의 선상에 오른다.
평소에도 우유와 두유를 좋아라하는 편이 아닌데
뱃속이 불편한데 괜히 먹었나 싶기도 하다.
두 번째로는 달걀 스크램블인데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많은 양을 먹은 것도 같다.
그러나 심증은 있으되 물증은 아무것도 없다.
평소에도 컨디션에 따라 유제품이 안 끌리는 일은 허다했다.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에 우유 급식에서 주던
하얀색 병의 우유도 보기에는 멋져 보였지만
(그 우유병은 지금도 꽃병으로 사용하고 싶을 정도인데 찾아보기 어렵다.)
흰 우유만 마셨던 하면 배가 쌀쌀 아프던
유제품 소화효소가 타고 나기를 적게 혹은 불량 상태로 태어난 몸이다.
따라서 그 우유 급식은 못 먹었다.
집에 여유돈이 없기도 했다.
그 당시 부잣집 아이들만 먹던게 그 흰 우유였다.
그걸 못먹어서 내 키가 안컸던 것일수도 있다.
할 수 없이 배를 깔고 누워있었다.
그 옆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가급적 웅크리고 말이다.
하루 집을 비웠더니 고양이는 더더욱 나에게
집착 경향을 보이고
자꾸 보채고 웅웅대고 있다.
일종의 시위인셈이다.
지금도 내 책상 비좁은 책들 위에 앉아있다.
유튜브 연주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말이다.
고양이의 애정을 느껴서 좋기는 한데
앞으로 내가 없을 날들이 예정되어 있어서 미안하기도 하다.
마치 개학을 앞두고 어린 아들이
내 주위를 자꾸 맴돌고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해대던
개학전 증후군을 앓던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나는 강의 첫 차시 준비를 하고
하루밖에 남지 않은 2월의 마무리를 강행군 중이다.
조금 많이 먹고 체중을 늘리고 에너지를 비축할까 하면
탈이나서 원상복귀가 되는 체중 불변의 법칙을
조금은 안타까워하면서 말이다.
과거 매머드 선생님이였던 내가 이제 자꾸 말라보이는 것을 걱정해야 하다니
(어제도 오랜만에 만난 제자의 와이프님이 더 말랐다고 걱정했다.)
세상 참 아이러니한 일들의 연속이다.
그래도 나는 48 킬로(내 꿈속 상상의 몸무게였다.)
막내 동생은 연예인 체중인 43 킬로이다.
동생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그나저나 배가 이제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설사를 하는 것은 에너지가 몽땅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이다.
당분간 대창, 곱창 등은 안 먹는 것으로 자체적으로 선언한다.
조금씩 살살 배를 달래야지 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다.
(어제 그리고 그저께 연속으로 남산을 보았다.
그저께는 심지어 정말 오랫만에 밤에 불빛이 들어온
남산타워도 보았다.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고 이쁜 것은 몇 개 안되는데 나에게 그중의 하나는 남산타워 근방뷰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않는 것은 김치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