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피력하기(업무책임편)

어느 선까지 책임을 물어야하나?

by 태생적 오지라퍼

일을 하다보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공적인 업무를 맡아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사기업의 경우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으니

잘 모르겠다만.

그런데 위에서 지시를 받고 일을 하는

중간 관리자급에게 어떨때는

가장 하급의 업무 실무자에게

그 일에서 파생된 일들의 책임을 몰아붙이는 형태가 종종 있다.

어느 경우에는 갑질의 피해자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어느 경우에는 승진등을 위한 조정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누군가를 내칠 이상한 명분이 되기도 하는데

여하튼 어느 경우이든 누군가에는 정말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세상은 요지경이고 절대 올바르지만은 않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가끔은 일어난다.


야구 선수들의 전지 훈련 중 일탈이 있었는데

구단 징계가 조금은 예상밖이다.

새벽 두 시에 외국에서 일탈 행동을 한 것은 선수들인데 구단의 추가징계는 없고(그럴 수는 있다치자.)

대신 선수들의 시시콜콜한 일들을 챙기느라 힘들고

이번 사태로 마음이 더더욱 다쳤을 업무 담당 매니저를 징계한댄다.

물론 구단 단장이나 사장도 징계를 같이 받는다고 하나

그들은 많은 연봉에 감봉이 하나도 아픔이 아니겠지만

그리고 어쩌면 솔선수범하여 구단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보기 좋은 선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그 업무 담당자였다면 화가 머리꼭지 끝까지 치밀 것 같다.

물론 보여주기식이라고 위로의 말을 해줄지는 모른다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다 큰 성인이 매니저 월급의 몇 배를 더 받는 선수가 그것도 새벽 두시에 맘을 먹고 이런 일을 벌였는데

매니저가 야간 지도 수당을 받고 밤을 꼴딱 새고

숙소를 지키는 업무가 명시되어 있지도 않을텐데

그 일탈의 징계를 매니저가 함께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인에게 자신의 처지와 대입하여

분노의 기름을 붓는 구단의 발상이다.

나는 어제 날자로 친정아버지의 최애 구단을 더 이상 응원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물론 그 팀만 응원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무리 예방에 힘쓰더라도 문제는 일어날 수 있는데 해결 방법이 틀렸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매니저님에게 위로의 이 글을 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사표를 던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만.


일을 하다보면 여러 종류의 빌런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는 그 대상이 학생일수도(미성년자의 경우는 더더욱 기가 막히고 화가 나기도 한다.)

아니면 옆 동료일 수도(한때 친해서 함께 불만을 토로했던 사람이면 더더욱 슬프다.)

관리자나 행정업무 담당자일 수도 있다.(그 자리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기도 하는가보다.)

대상이 누구든 위치가 어떻든 그런 일을 만나게 되면 최소 6개월은 수시로

분노와 사람에 대한 원망과 정떨어짐을 느끼게 된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 매뉴얼대로 했는데

윗 사람이 책임을 나에게 미루는 경우는 공개적으로 욕이라도 할 수 있지

대상이 학생인 경우는 속만 끓이게 된다.

요사이는 학부모님들의 여러 민원이 더욱 심해진 모양이다.

SNS에 보면 별별 사례가 다 올라오는데 <정말 이 정도라고?> 믿고 싶지 않은 경우도 많다.

대학생인데 학부모님이 수강신청을 알려주지 않아서 못했다고도 하고

OT를 보내야하냐고 물어보고

수강신청 취소나 선택할 수 있는 첫 시간은

꼭 가야하냐고 물어본다.

아니 안가보고 그 강의 신청은 왜 한 것이냐?

오로지 편한 강의 시간대만 필요한 것이냐?

그리고 그걸 왜 학부모님이 물어보는 것이냐?

그 당사자는 뭐하고.

유아의 경우는 <새학기 대비 주간> 이라고 안내 문자가 왔는데

이 기간 동안 아이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지말라는 것인지에 대한 글이 엄청 많은 댓글이 올라오더라.

그것은 해당 기관마다 다를텐데 SNS에 굳이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만.

이런 업무를 맡은 분들은 하루에도 여러 통의 전화를 받을 것이 분명하고

그 전화 답변은 보통 기관 내에서 내규로 정해진 매뉴얼에 따를 것이다.

그 답변이 개인 의사와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는데

답변이 불친절하다, 부정확하다, 마음에 안든다로 이의를 제기한다면

참으로 힘든 일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전화 답변은 친절하게 받아야 마땅한데

나는 친절하게 받았는데 상대방이 불친절한게 느꼈다면 그것 또한 난감한 일이다.

어느 선까지 발생한 일에 업무담당자의 책임을 물어야하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그 사람이 그 업무 진행에 얼마나 중요한 권력을 가진 사람인지 말이다.

그 업무에 대한 결정 지분이 얼마나 있는지를 말이다.

권력도 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세상은 조금은 이상하고 때로는 많이 비겁하기도 하다.

여하튼 나는 어제부로 그 구단을 응원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그 구단에 있는 <불꽃야구> 출신

두 젊은 선수에게는 마음속으로 계속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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