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교사의 수업 이야기 180

통합과학이란?

by 태생적 오지라퍼


목요일 내 생애 최초로 공식적인 고등학생 대상의 수업일이다.

중학교에만 근무했었고

초등은 가끔의 영재원의 특강이나 과학 행사에서 만났었는데

고등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내 기억에 처음이다.

특강이나 행사나 경연대회 심사 등을 제외하고 말이다.

착하고 성실한 학생들이라 했으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만

그리고 작년 대학 강의 준비하면서 새로 바뀐 교육과정의 통합과학 부분 교과서를 다 훑어봤다만

그래도 준비해야 할 것은 여전히 존재한다.

교과서 PDF 파일로만 안내를 할까하다가

첫날이니 PPT를 성의껏 준비한다.

낯설고 걱정되는 고등학교에 정신이 이미 아득해졌을 녀석들에게

(오늘은 입학식이어서 정상수업을 안했겠지만 내일부터 아마도 고난의 길이 열릴 것이다.

중학교가 천국이었음을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친절한 안내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먼저 새롭게 바뀐 통합과학의 의미를 알려주려 한다.

언뜻 보면 중학교 과학과 별 달라진 것이 없어서

왜 이름을 통합과학이라고 명명했을지 모를 것이다.

통합과학이란

하나의 현상을 물리·화학·생명·지구과학 개념으로 동시에 설명하고

한 문제 안에서 여러 단원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오가게 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암기 확인이 아니라 선택지 안에서 논리적인 인과 판단으로 선택지를 고르고

그 선택지가 왜 맞는지, 왜 틀리는지를 논리적으로 따지게 만드는 과정을 연습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구성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 고2 부터는 수능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가 필수가 된다.

과목의 정체성과 수능에서의 중요성을 알고 수업에 임하는 것이

정신 자세와 몰입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안내를 먼저 이야기할 계획이다.

물론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첫 시간부터 수업 태도가 개판일리는 없을 것이다만.


중학교의 과학이 교양이고 기본이었다면

공통과학은 자신의 진로나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

바로 그 부분이 내 고민의 시작점이다.

즐겁고 의미 있는 과학 공부를 표방하는 나에게

문제풀이 형태의 수업은 지향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수업 진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교과서 오늘 배울 부분 정독하고 모르는 단어와 그 뜻 찾기(디벗 활용)

- 내용 강의 듣기

- 그날의 탐구 활동 진행하기

- 오늘 배운 내용으로 질문하기 혹은 질문 만들기

- 오늘 수업 내용 요약하기(자신만의 방법으로, 디벗 활용 강추)


그리고 수업 시작 전 대학 강의와 마찬가지로

그 전주에 일어난 과학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오분 정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려 한다.

수능에는 항시 그 당시 가장 중요한 과학 이슈를 다룬 문항이 한 문항씩은 꼭 나오는 법이고

요즈음의 국어나 영어에서 가장 난이도 있는 지문은 과학 이야기였던 적이 많다.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세상사는 이야기 중에 과학편을 알아두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들이 모두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과학자가 될 리는 없겠지만 그럴 필요도 전혀 없지만 말이다.

내 이력에 고등학교 수업 담당이 하나 더 추가되는

특별한 한 해가 된다.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었고 오지랖의 결과이지만.

그래도 이 수업을 바탕으로 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도 새로운 스토리가 계속될 예정이니

다행이 아니겠는가?

물론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 어렵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개기월식을 구경할 수 있었음

참 좋겠다만. 그건 하늘이 허락해주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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