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되긴 하다.
2,3,4 교시후 점심 그리고 5,6,7 교시 연강은
내 교사 생애 최초이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외부출장 때문에 수업 변경이 있더라도 저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목요일은 다 그럴 예정이다만
활동을 넣으면 오늘 OT처럼 종일 떠들지는 않는다.
1교시는 인쇄하랴 시스템 설명 들으랴 커피 마시랴 이야기하랴 더 정신이 없었고
다음 주 목요일 수업까지 세팅 후 꼬박 8시간 만에
학교를 나선다.
고되긴 한데 오랫만에 내가 좋아하는 수업을 원없이 했다.
목이 아플만도 하고
배도 고플만도 하다.
급식이 꽝이라 다음주부터는 도시락 지참각이다.
원래는 구로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역에서 탑승하는건데
택시가 지나가서 잡아탔고
다행히 예정보다 40분 이른 기차에 탑승했다.
신난다.
나의 고양이를 보러간다.
오늘 저녁은 당연히 기절 일보 직전인데 모르겠다.
변수는 야구이다.
국제대회가 시작된다.
고등학교 1학년생들은 귀엽고 착하고 아직은 순진하고
(지금은 입학 후 허니문 기간이다.)
내 마지막 제자들의 얼굴과 겹쳐진다.
그들도 똑같이 저렇게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고 있을게다.
다음 주부터는 과학실 하나에서 오는 학생들을 맞이하면 되니 오늘보다는 덜 힘들 것이지만
앞만 보는 일반 교실이 아니라 실험실이라는 변수가 작용되기도 하니
더하기 빼기하면 0이다.
실험조는 오늘 모두 구성했다.
88년도 미팅 방법을 썼다.
6명의 실험 조장은 희망자 자원을 받고
조원을 픽하는 방법은 하나씩 제출한 소지품 중에서
조장이 선택하는 것이다.
다행이 남녀합반이 아니라
즐겁게 웃으면서 조 구성을 끝냈다.
자꾸 비슷비슷한 필기구만 내놓는 학생들에게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오면
자신을 어필할 특별한 것을 내놓으라
생활의 지혜를 알려주었다.
대학 때 내가 이런 방식의 미팅에서 무난한 것을 골랐다가 폭탄처리반이 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독특한 것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적어도 나를 부각시키는 방법은 알고 있어야 한다.
고되긴 하다.
기차에서 눈을 감고 쉬고 가고 싶은데
뒷 좌석에서 자꾸 가래섞인 기침을 해단다.
마스크를 써야겠다.
내 목은 내가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