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될 리 없지만
새 학교. 첫 만남.
이 나이가 되어도 쉽지는 않다.
아니 어렵다는게 맞다.
그래도 무대뽀로 또 도전하는것이니
남들 보기에는 쫄지않은 것 처럼 자연스럽게 그렇게.
잠을 설쳤다만
오늘 국가대표로 WBC 야구대회 첫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만 할까하는 마음으로 나를 다독인다.
그들은 잘 잤을지 모른다. 그랬어야만 한다.
어제도 빡센 훈련을 하고 났으니.
(저녁에 응원하며 보겠다. 화가 나면 금방 안볼지도 모른다만.)
따뜻한 물과 어제 산 옥수수빵도 조금 먹고
추울듯 하여 가벼운 옷 여러개를 레이어드하여 입는다.
이런 패션이어야 조금은 덜 늙어보인다.
그런데 일찍 학교에 갈 필요가 조금도 없다.
책상도 모르고
교실 배치도 모르고
교실 컴퓨터와 빔 상황도 모르고
심지어 교과서도 없으니 말이다.
물론 PDF 형태의 교과서 자료는 있어서
그것으로 수업을 준비하였다만.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줄 후배 교무부장님이 출근한 후에 내가 가는게 맞다.
아니면 써늘한 교무실에서 누군지 모르지만
일찍 출근한 그 분과 뻘쭘한 대치 상태가 된다.
후배 교무부장님은 중학생 아드님을 챙기고 와야하니
빠른 출근은 힘들거다.
브런치를 쓰면서 출근 시간을 조정해본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단편적인 차이는 시간이다.
수업시간이 중학교때보다 5분 늘어나서 50분이다.
대학도 1차시 기준은 50분이다.
5분 차이가 수업을 하는 입장에서나 받는 입장에서나 크다. 매우 크다.
시작 시간도 다르다.
고등학교는 8시, 중학교는 대부분 8시 반이다.
한 겨울에는 깜깜한 시각에 학교로 출발하는 사람은
다 고등학생이라 보면 된다.
따라서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8시 출근 16시 퇴근이 일반적이다.
점심 시간에도 업무가 이어지므로 8시간 근무이다.
요즘 SNS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적응기간이라고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고
교사들은 그 이후 시간에 뭐하냐는 질문이 심심치않게 올라오는데(무상 교육 무상급식인데도)
그 이후에도 할 일은 넘쳐난다고 답해드리고 싶은 맘을 꾹 참았다.
<할말은 많지만 참는다.> 이게 딱 맞는 표현이다.
여하튼 첫 만남의 날이고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3월 첫주는 학생들이
정물화 그림처럼 앉아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생각하지 못했던 복병이 등장할지 모르고
도전과 혼돈의 하루가 될 것이지만
늘 그랬던것처럼 화이팅 해보겠다.
첫 만남은 언제나 쉽지는 않지만
첫 만남에 학생들을 사로잡을 묘책이 있기는 하다.
그게 노련함 아니겠는가?
(어제 서울의 달도 이뻤다. 대보름날 달보다는 시선과 관심을 받지는 못했을거다만. 달은 항상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