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아직인듯
일찍 서울에 도착해서
봄맞이 문화 나들이에 나섰는데
아직 날씨는 꽤 차다.
먼저 근처 공원에서 열리는 자주 갔던
(서울 각 지역을 바꿔가면서 오픈 마켓이 열린다.) 농부님들과의 직거래장터를 돌아본다.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만
짐을 늘리지않으려고 시식과 시음 수준으로 자제한다.
그래도 70세는 훅 넘기신 것만 같은 할아버님이
직접 까놓으신 알토란 밤은 샀다.
그냥 먹어도 되고
밥에 올려 솥밥처럼 먹어도 될 듯 하다.
멋진 냄비를 장만해서 어제 가지솥밥을 맛나게 해준 동생에게 가져다주련다.
깐밤을 먹으며 명절 때마다 밤을 까시던 친정 아버지 모습이 생각났다.
밤까기 전용 칼이 있었다만
아버지는 작은 과도로 힘겨운 밤과의 투쟁을 하셨었다.
물론 까기전에 과도의 날을 중요한 의식처럼 쓱쓱쓱 가셨었다.
그러나 밤까기와 제사 지방 쓰는게 아버지의 명절 미션의 전부였다.
나머지 그 많은 일들은 누가 했을까나.
친정 엄마 생신과 기일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는 조그만 식물 화분들을 보았다.
민트 종류부터 관상용 꽃까지 손바닥만한 화분에 담겨서 새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직은 지나가는 바람이 따스하지는 않다.
입춘도 경칩도 지났다만
겨울이 그리 호락호락 물러날 생각이 없어보인다.
고양이 설이가 집에 온 이후로 식물을 들여놓을 생각은 못하고 있다.
화분을 보고 공원을 둘러봐도 아직은
매화도 없고 산수유나 생강나무도 없다.
화분에 담긴 꽃들은 봤다만
아직 그들이 스스로 내 옆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조금은 더 필요하겠다.
따뜻한 백화점에서 무료 커피도 마시고
지나다니면서 보이는 것들 구경도 하고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비상 식량도 구입하면서
중간 중간 야구와 골프 경기 현황도 들여다봤다만
응원의 힘이 약했나보다.
그 백화점의 많은 사람들이 다 나처럼
패배요정이라 피하고 안보고 딴청피는것인줄 알았다만
그건 아니었나보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선수 당사자들이 가장 괴로울테니
(화도 나고 속상하고 아마 만신창이일거다.)
나까지 비난을 퍼붓지는 않겠다.
아직 날이 추워 제대로 꽃을 못피웠거나
아님 일찍 펴서 호되게 추위를 맞고 있거나
해당 꽃이 제일 힘든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나저나 화분 속의 꽃을 보고났더니
더더욱 봄이 그리워지는데 어쩐다냐.
그 며칠 참기가 더 힘들듯 하다.
원래 바라던것이 코 앞까지 왔는데 안잡히는게
제일 안타까운 법이다.
오늘의 야구도 오늘의 봄 소식도 꼭 그러하다.
(그래도 오랫만에 여자골프는 세계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