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고 산다.

그렇지 않고는

by 태생적 오지라퍼

자기가 최고라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최고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그렇지 않고는 그렇게 남들의 삶을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하나뿐인 아들 녀석이 이사로 고민하고 있다고 남편에게 이야기를 건넸더니

대번에 하는 이야기가 월세 50만원짜리 오피스텔이 널렸다고 이야기한다.

아니 서울에 도대체 어느 곳에 그런 좋은 조건의 집이 있나 나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데

변두리로 나가면 된단다.

직장의 위치가 있는데 출퇴근에 두 시간 이상을 쏟으라는 말인가?

자신은 지하철만 타서 앉으면 눈감고 쉬는 거라 생각한다는데(그 시간이 쉬는 시간이 된다는게 이상타.)

서울 시내 지하철에 출퇴근 시간에 눈감고 편하게 앉아서 다닐 수 있는 곳이 있던가?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

목돈을 턱하니 보태주고 조금은 윤택한 삶을 제공하지 못해서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 나와는 어쩌면 저렇게 생각이 다르냐?

자신이 그렇게 못해주는 것을 안타까워하기는 커냥

왜 자기도 안했던 꿋꿋하게 혼자 일어나는 삶의

그 어려운 길을

하나뿐인 아들 녀석에게 가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냐?

생활비도 결혼 초기 몇년빼고 제대로 줘본 적이 없는 아버지가

이제는 큰 병까지 안고 근심만 주고 있는 사람이

아들 녀석에게 감놔라 대추놔라 할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만.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너무도 후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는 지독한 잣대를 내세우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한다.

야구를 해본 적도 없고 구경만 했던 사람들이

국가대표의 플레이를 보고는 어떻네 저떻네

이 선수는 한 일이 없네, 몸값이 거품이네 말들이 무성하다.

아마도 멋진 전세기를 타고 마이애미로 가는 모습이 몹시도 부러웠나보다.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고 선수의 SNS에 가서 댓글을 달고

그것도 모자라 가족들의 SNS까지 도배글을 해놓는다 한다.

유명인이라 감수해야 하는 일정량의 인기인것치고는 매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니 그런 일도 거침없이 하는 것이지

자기를 돌아보면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을 듯하다만.


고양이 털 청소를 열심히 하는 나에게

왜 그렇게 청소기를 계속 돌려대냐한다.

하루에 한번만 돌리지라고 말한다.

본인 눈에는 고양이 털이 안보이나보다.

환자인 본인을 생각해서 깨끗한 환경에 애쓰느라 세탁도 자주하고 청소도 자주하는 내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고양이 때문에 힘들거면

고양이를 다른 사람 주라고 한다.

아니 고양이 설이는 이제 나에게는 남편보다 더 소중한 가족인데 말이다.

물론 하나뿐인 아들 녀석보다는 못하다만.

격분한 마음이 들지만 항암주사를 맞고 돌아온 사람이니

정신이 어찌 되었나보다 생각하고 분한 마음을 눌러

이 글로 욕하는 것을 대신한다.

어쩌면 그렇게 다들 잘났고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겸손이 미덕이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하지만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덕목 아닌가?

이런 글을 쓰는 나부터 말이다.

그렇게 쉽게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나름의 이유와 사정과 맥락이 있다.

하물며 고양이의 행동에도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을 빗대었다고 판단한

저 그림을 그리고 브런치 대문 사진에 쓸 일은

없겠다 생각했었는데

오늘 점심의 남편과 딱 맞아떨어진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세상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다만

한 가정의 가정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는

많이 부족하다.

그걸 본인은 모른다는게 그게 제일 큰 문제이다.

대놓고 이야기하면 싸움만 되니 남편이 모르는

이곳에 하소연 겸 흉을 잔뜩 보는 것으로 내 마음을 추스려본다. 아니다. 정도로는 화가 안 풀린다.

골프공이나 뚜드려패러 연습장에 갔다와야겠다.

오늘 아마 나의 숨겨졌던 장타 본능이 폭발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공을 제대로 맞추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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