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과학교사의 수업 이야기 182

빅뱅 노래를 틀어놓고 시작해볼까?

by 태생적 오지라퍼

과학 용어이나 연예인 이름 혹은 그룹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용어들이 몇 몇 있다.

그 중 최고는 아마도 빅뱅(Big Bang)일 것이다만

요즈음 학생들은 알까 모르겠다.

내 대학 시절 대학가요제 우수상인가를 수상한

학교 그룹 이름은 마그마(Magma) 였고

그들은 연대 지질학과 출신이 중심이었다.

작품 제목에 과학 용어가 들어간 것들은 더더욱 많다.

가수 윤하의 <오르트 구름>과 <혜성> 은 그녀가

과학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실제 과학 관련 업종 종사자와 결혼도 하고 기부금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별이 진다네>와 <달의 몰락> 등은 과학 내용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하지만

소재는 분명 과학적인 현상에서 찾은 것이라 생각한다.

순전히 과학 중심주의적인 나의 발상이기는 하다.


다음 주나 그 다음 주 고등학교 통합과학 수업 주제가 빅뱅이론이다.

실험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다음 주는 스펙트럼 실험이고

(아직 이 학교 실무사님의 실험 수업 준비 역량을 알지 못한다. 높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만.)

실험 준비가 미비하다면 빅뱅 우주론부터

이론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어제 오늘 이 쉽지 않은 내용을 어떻게 축약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한 학급에 28명 정도인 학교라서

십 여년동안 소규모 학교에 익숙해진

내 수업 방법에 조금은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것도 있고

과학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과 아닌 학생의 구분이

점점 명확해지는 시기라서

절충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도 문제이다.

사전 설문 결과를 보니 이과를 선택할 것에

확신의 정도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10% 정도밖에 없었다.


사실 우주의 탄생이 어느 한 점에서 폭발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빅뱅 우주론 이야기는

SF 소설이나 우주과학 영화에서도 등장할만하다.

지금으로부터 138억년전 우주가 어떤 한 점에서부터 탄생한 후

지금까지 팽창하여 오늘의 우주에 이르렀다는 것이 간단히 요약한 빅뱅 우주론이다.

그 생각을 거꾸로 생각하면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랩스 기법을 생각하면 된다.

꽃이 피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그것을 거꾸로 보여주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우주가 과거로 돌아가고 돌아가면 한 점으로 모이고 모든 것은 거기서 출발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빅뱅 이후 우주의 팽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학계의 정설이다만

놀랍게도 우리나라 과학자가 포함된 워크 그룹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팽창이 아니라 오히려 수축하고 있다는) 가설을 작년에 논문으로 발표해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다.

아직까지는 우주 팽창을 뒤집을만한 획기적인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물론 아직도 우주가 왜 대폭발을 일으켰는가

우주 탄생의 바로 그 순간은 어떠했는가 등에 대한 물음에 빅뱅 우주론도 명확하게 답할 수는 없다.


우주과학이란 이렇게 어렵고도 어려운 연구 영역이다.

이런 이야기를 과학을 전공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없는 학생들에게

그 내용을 이해시키고 문제까지 풀 수 있게 만들어야하는 과학교사라는 직업은 쉽지 않은 것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빅뱅 우주론에 5시간쯤의 수업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50분 1차시에 그 내용에 대한 설명과 이해와 납득과 문항 풀이를 끝내야만 한다.

그것이 문제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과학, 천문학 분야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과학 영역이다.

그것 또한 아이러니한 일이다.

쉬는 시간에 빅뱅의 노래를 틀어놓고 시작해보련다.

알아듣는 학생에게는 칭찬을 해주면서 말이다.

그런데 빅뱅의 최고 히트곡은 뭐일래나?

내가 제일 좋아라하는 것은 붉은 노을 리메이크곡 버전인데 말이다.


(대문 사진은 노트북LM 에게 빅뱅 우주론을 그림 한장으로 설명해달랐더니 그려준 내용이다.

학생들의 이해와 요약을 도와줄만한 수준은 된다.

AI와 함께 공부하는 시대가 된 것임에 틀림없다만 오류가 없는지는 꼭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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