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보다 편한 건가는 모르겠다.
월, 화, 목요일의 강의가 끝나고 나면
금요일부터는 다음 주 대비 모드이면서 휴식 모드에 들어간다.
오늘이 금요일인지 토요일인지 헷갈리기 딱이다.
대부분 아르바이트도 서울에서 수요일에 하는 것 위주로 고려하니 더더욱 그렇다.
그래도 오늘 오전에는 업무 부스터가 아직 꺼지지 않았는지
다음 주 강의 준비의 80%는 처리한 것 같으니 다행이다.
아무래도 대학 강의는 두 번째라 작년에 비하면
부담감이나 준비에 드는 시간이나 마음 자세가 그래도 훨씬 여유가 있어서
당연히 이번 학기 강의 포인트는 고1 통합과학에 맞춰쳐 있다.
특히 다음 주와 그 다음 주 2주간은 내용도 어렵고 포괄적이고
게다가 엄청 중요하고 시험 단골 내용이니
100프로 이론 중심 강의로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그래서 생전 안쓰던 방법인 판서를 활용하기로 했다.
각 학급마다 혹시 빠트리는 내용이 없게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수업이 없는 1교시에 미리 가서 한바닥 가득 판서를 해두고 일사천리 설명을 진행해도 될똥말똥이다만.
중학교 시절 정말로 칠판 한바닥 가득 판서를 했다가
또 지우고 다시 한바닥을 가득 채우는
생물 선생님이 계셨는데
(우리와 눈도 안마주치고 늘상 칠판만 보셨다. 왜 그리 바쁘셨는지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바닥은 가득 채울만한 내용의 수업이 예정되어 있다.
중요도에 대해서는 미리 예고했으니 잘 따라와 주기를 바랄뿐인데
아마도 다음 2주차 수업 내용에서 성적은 결판이
날 것임에 틀림없다.
돌아가신 친정 엄마 생일 맞이(그렇게 이름만 붙인다.) 점심을 거하게 배달시켜 먹었다.
키토 김밥과 어묵탕 그리고 순대 토탈 18,000원어치와 아침일찍 만들어 둔 닭볶음탕까지 함께
나와 막내 동생 부부가 실컷 먹었다.
물론 엄마가 살아계실 때 좋아하던 음식은 절대 아니었고
엄마가 보셨으면 혀를 끌끌 차셨을지도 모른다만
우리는 맛나게 가성비 높게 잘 먹었다.
부모님 두 분이 계시는 이천호국원에는
조금 더 따뜻해지고 꽃이 가득 피면 가리라 방문을 미루어둔다.
중간고사 기간 중 나들이 삼아 가면 되겠다 싶다.
그 주변 맛집도 들릴겸 말이다.
엄마도 아버지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이른 점심을 마구 먹고나니 졸음이 몰려오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쓰레기를 버리고 아파트 뒤편 저수지 인근과
아파트 단지를 한바퀴 삥 돌고
춘분 맞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꽃들과
하늘과 저수지 속의 붕어들 사진까지 찍고는
나와 아들 녀석이 한때 가끔 들렸던 인천공항쪽 골프장을 스크린 골프로 답사하기 시작했다.
기억이 나는 홀도 있지만 물론 대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아들 녀석은 생애 첫 홀인원을 했었고
1차 프로 테스트에서 동타인데 백카운트 성적순이라 아깝게 낙방을 했으며
중간 그늘집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붕어빵과 아이스크림을 그리 좋아라하며 두 개씩 먹어댔었다.
이제 나는 낮잠을 조금 자도 되지 싶다.
고양이 설이는 벌써 침대 아래쪽 자기 자리에 누워있다.
출근과 일이 없는 금요일은 도통 토요일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이번 학기 나는 월, 화, 수, 목, 토, 토, 일 스타일의 일주일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월, 수, 금 강의였던 지난 학기보다는 편한 것인지 그것은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