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인가 실전인가?

가끔은 헷갈린다만

by 태생적 오지라퍼

연습만 주구장창 하고 있다. 골프 이야기이다.

작년 언제 라운딩을 했었는지 어디서 했었는지

이제 기억조차 까마득하다.

자궁근종 수술이랑 갑상선암 수술을 했던

그 해를 빼고는 처음이다.

벌써 이맘때쯤이면 한 두 번은 라운딩을 하고 풀냄새를 맡고 왔을텐데

올해는 같이 가자고 불러주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팀을 꾸려서 나가자고 앞장서기도

조금 거시기하다.

같이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이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서 체력 이슈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모두 다 은퇴를 해서 경제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후배는 부상 중이다.

그래서 커뮤니티 센터 지하 연습장에서 스크린으로 여러 골프장을 순회하면서 가상 라운딩 체험만 하고 있다.

연습이지만 실전에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안하는 것보다야 백번 낫겠다만.

스크린 골프는 설정을 어떻게 해놓느냐에 따라서 갑자기 나의 7번 아이언 거리가 10M는 더 나간다.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기계에 놀아나는 것을 분명 인지하고 있다만 기분이 살짜쿵 좋아진다.


내가 좋아라하는 <불꽃야구> 시즌 첫 직관을 앞두고 나이든 은퇴선수와 더 나이드신 감독님과의

1:1 맞춤형 연습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있다.

영상을 보는 내가 숨이 턱턱 차오르는 연습량과 방법인데

(요즈음 야구 선수들이 보면 구식이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겠다만)

그걸 소화해내고 나서 대자로 뻗는 은퇴 선수들의 모습과

꼿꼿이 서서 펑고를 쳐주시는 노감독님의 모습이 안스럽기만 하다.

물론 자신들의 명예와 부와 인기를 위한 일이기는 하다만

어느 분야에서이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 영상은 연습일 뿐.

일요일 첫 직관에서 이렇게 힘들게 연습한 것이

그대로 잘 발현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시험 공부를 많이 했다고 꼭 높은 성적을 받는것은 아닌것과 똑같다만

연습이나 공부를 많이하면 잘할 확률은 당연히 높아지는 법이다.

요즈음 프로야구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투수들과 실수 연발인 야수들의 문제로 시끌시끌한데

나이들고 몸이 무거워지고 체력이 떨어진

나의 <불꽃야구> 선수들은

첫 시합을 앞두고 마음이 더더욱 힘들지도 모른다.

아무리 백전노장이라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이라는 말은

멋진 말임에는 틀림없다만

실전에서는 해당되기 어려운 말이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는 몸에 힘이 들어가고

뻣뻣하게 굳기 마련이며

그러다보면 플레이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이 당연하다.

골프이건 야구이건 잘하는 사람은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하는 것인데

그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절대 아니다.

나도 그리 오래 강의를 했다만

처음 하는 내용이나

처음 만나는 대상의 강의를 앞두고는

긴장감이 최고조가 되는 상황과 비슷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삶이란 연습이 없는 것이니 말이다.

내일 바쁜 일정의 실전이 기다리고 있어서

(골프 아니고 연구이다.)

오늘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다만 어떻게 될런지는 알 수 없다.

머지않아 더위가 오기 전 따뜻하고 푸릇푸릇한 잔디를 밟아보는게 희망이지만

그런 실전의 기회가 올지는 아직 모르겠다.

나의 골프 파트너가 부상 중이다.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연습이든 실전이든 함께 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골프가 안되어서 일요일 <불꽃야구> 직관을 함께 가기로 했다만.

직관도 좋지만 직접 하는 것이 더 즐거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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