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과 자세한 안내
아파트 단지에서 도보 5분 거리 안에 편의점 3곳과 중형 마트가 한 곳 있다.
비교 분석하여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제일 나은 곳을 가야하는 것이 이사 후 주된 활동이다만
아직 딱히 그 분석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주 소비자로서의 마음 자세가 안되어 있다.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대형 마트에서의 배송이 있다.
나는 이마트를 동생은 쿠팡이나 마켓 컬리를 주로 이용한다.
크고 무거운 것은 배송을 그리고 자잘한 것만 마트나 편의점을 이용하니
제대로 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이루어졌을리 없다.
먼저 아파트 단지 정문 안에 있는 편의점은 이사온 후 문을 닫았다가 새로 오픈한지 한달이 채 안되었고
제일 먼 거리에 있는 편의점은 굳이 가보지 않았으니 논의에서 제외한다.
가장 많이 가본 곳은 중형 마트인데
친절하고 웬만한 것은 다 구비하고 있으며
1,000원 내외의 나물 종류가 매번 타겟 상품으로 진열되어 있어
내 눈을 사로잡곤 한다.
가격이 아주 싸고 야채나 과일 그리고 고기 종류의
질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쏘쏘이다.
내가 온 이후로 마일리지를 꽤나 쌓아두었다.
위치로 따지면 집에서 두 번째인 편의점은
사장님의 친절과 오지랖에 몇 번 들리게 된 곳이다.
길 앞에 나와서 체조를 하고 있다가 그렇게 아는 척을 하니
마트로 두부 사러 가다가 그냥 거기서 산 적도 있고
건전지 사러 갔다가 치즈를 함께 사온 적도 있고
무언가를 자꾸 먹으라고 권하는 서울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약간은 당황스러운 편의점 마켓팅을 하신다.
내가 그렇게 특이하게 눈에 띄는 스타일이 아닐텐데
기억을 하고 지나가면 꼭 아는체를 하는 것이
그 사장님의 영업 스타일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편의점이 1+1 할인을 해서
마트보다도 싼 경우가 있으니
사장님과 안면을 터놓는 것이 그리 나쁜 것 만은 아닐게다.
이른 아침 기차 출근을 하는 목요일에도
문이 열려져있는
편의점 특유의 오랜 영업 시간을 유지한다.
그런데 아파트 정문 바로 옆(엄밀히 말하면 아파트 단지내 상가이다.)
편의점이 새로 오픈하면서
꽤 공격적인 할인 마켓팅을 실시한다.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화려하다.
여러 종류에 할인폭도 제법 크다.
마트나 기존 편의점을 이용하던 내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만
내가 가본 두 번은 남자 사장님이 무뚝뚝하기가 이를데 없고
(상남자를 표방하시는 내 나이 또래이다.)
아직은 물건 배열 위치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이러면 아무리 할인에 들어간다해도
자주 단골을 삼기에는 약간 걸리는 면이
생기기 마련이다.
무뚝뚝은 친절의 반댓말과 매우 유사하다.
영업과 장사 그리고 서비스직에는 잘되기 위한
공통 분모가 있다.
친절과 자세한 안내이다.
그런데 그 업무만 그런 것일까?
친절과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지 않은 직무가 있을까 싶고
친절과 자세한 안내가 제일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가족일지도 모른다.
특히 내 남편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본인은 세상 친절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을테지만 말이다.
도대체 도착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게 뭐가 힘들단 말이냐?
그걸 알려줘야 시간 맞춰 생선을 구을 것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