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나씩 놓친다.

하나씩 더 챙겼던 시기가 그립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에 쓰레기를 버리고 오면서

분명 날씨를 체크한다했었고

어제 분명히 오늘 서늘하다는 예보도 찾아봤는데

요 근래 가장 얇게 나온건 뭐냐?

차에 비상용 옷 하나쯤 넣고다니던 총기있는 센스는

도대체 어디로 실종된 것이냐?

내가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게 추위 아니었더냐?

자동차는 왜 외부공기 유입 버튼을 눌러둔거냐.

(핸드폰 내비 처리하다가 눌렸나보다.)

어쩐지 찬바람이 들어와서

애꿎은 에어컨 켰는지만 여러차례 확인했으니 모지라다.

에어컨은 잘못이 없다.


이천 호국원은 세번째 방문인데

내비언니가 이상한 길을 알려주어 당황하기도 했고

주차장을 계속 잘못 찾는다.

충녕당 근처 주차장은 장애인 주차 구역이었던걸

작년에도 봤는데 또 그리로 가려한다.

입구와 출구도 다른데

무의식적으로 입구로 나가려다가

X표시를 보고서야 현실을 인지한다.

한 템포가 늦다.

다행히 엄마랑 아버지는 호국원 탑층에 잘 계셨고

오늘은 이동식 계단을 타고 가까이 올라가서

엄마쪽에 속삭였다.

<아픈 동생을 이제 그만 데려가시라고.>

머리좋은 울 엄마는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으셨을거고

아버지는 아마도 모르시는척 해주실게다.


일찍 학교 사무실에 와서 난방을 틀고

(다행히 가동된다. 좋은 학교이다.)

오늘 수행할 평가지를 출력한다.

호치키스까지 찍혀서 나오는 최신식 프린터가 아니라

나의 한땀 한땀 수작업이 추가로 필요했다만

치매 예방용 말초 근육 사용 운동이라 생각하련다.

고등학교 <통합과학> 시험이 무사히 끝나고

대학 시험도 잘 마무리되어야

오늘 미션 완료인데

고등학교는 문항 난이도가 있어서 걱정이고

대학교는 성의있는 서술형답지 작성이 걱정이다.

하나씩은 놓친다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절대 안놓치기를 희망할 뿐이다.

어제 수목원에서 돌 무더기에 돌 하나 더 올리고

진심으로 기도도 했는데

효험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새 신발은 발 안아프고 괜찮다. 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