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오늘은 교육청 관외 출장일이다.
이것도 아마 마지막일 수 있다.
동대구가 목적지인데
2주전에 이미 적당한 시간 KTX는 매진이다.
할수없이 더 이른 시간을 선택해서
집에서 여유있게 나선것이 다섯시 삼십 분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 시간에는 시내 버스가 거의 다니지않는거다.
안내판을 보니 첫차 다섯시 삼십 오분 이렇게 써있다.
이 시간에 자차가 아닌 채로 나와본 적이 없었나보다.
지하철역으로 걸어간다.
다행히 많이 춥지는 않다.
다섯시 대의 지하철은
내가 매번 타고 다니던 일곱시 대의 지하철과는
느낌도 공기도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이쁘게 빼입고 화장하고 출근하는 젊은이들읏 보이지 않고(주말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다들 삶과 잠의 무게에 힘들어보이는 표정들이다.
그래도 지하철에 사람은 많았다.
트롯트 크게 틀고 촬영 모드로 휴대폰 들고 있던 아저씨는 술이 덜 깨신거겠지?
누군가의 하루가 이리 바쁘게 시작되고 있다.
집에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싶었는데
배차 간격이 띠엄띠엄이고
환승 구간 걸어가는 길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그리고 휴일 아침 여섯시 대의 서울역은 여전히 부산스럽기만하다.
네 개가 들어있는 유부초밥과 생수를 사서
기차에 오르고
어린 아이 일행이 있는 엄마와 좌석을 바꿔주고
스래드랑 인스타를 섭렵하니 광명역이다.
유부초밥을 먹고(두 개씩 두 번에 나누어 먹었다. 기차에서 배가 아프면 난감하다.)
간단한 스케치 두 개를 마치니 천안아산역이다.
(이제 안경을 벗고 무언가를 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 사이 큰 소리로 통화하는 내 연배 아주머니를
두 번 째려보았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 글은 생전 처음
스마트폰으로 작성중이다.
시내버스도 지하철도 익숙하지 않은 시간대에 보니
낯설기만 했고
거의 1년만에 타는 KTX는 더욱 그렇고
(역방향에 앉아본 것도 처음이다.)
매번 노트북으로 브런치를 작성하고
스마트폰으로는 일부 수정만 했는데
아예 작성을 하는 이 과정도 새롭기만 하다.
아직 내가 경험하고 아는것보다
경험하지 못하고 알수도 없는 것들이
이 세상에는 훨씬 더 많다.
그러니 매일이 신기한 세계이다.
가끔은 어제처럼 새로운것이 하나도 없었던 날도 있긴 하다만.
어제 운전 스타일 문제로 냉전이었던 아들 녀석과는
딱히 무엇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화해 모드가 되었다.
이제 대전역이다.
성심당 튀김소보로 사러 조만간 들릴테니 기다려라.
그때는 생애 최초 SRT를 타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