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학교 구성원들에게는 3월이 제일 힘든 달일 것이다.
제법 긴 겨울 방학을 마치고 나온 학교는
매번 무슨 공사를 진행해서(학교들은 대부분 지은지 오래되었고 공사 할 기간이라고는 방학 때 밖에는 없다.) 심지어 그 마무리가 채 안된 상태이다.(기간을 맞추어 끝나는 공사를 본 적이 없다.)
학교 공간은 마냥 낯설고 공사 물품은 사방에 남아있고
개학하고 나면 비로소 먼지와 추위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겨울 내내 난방을 틀지 않았던 공간(물론 난방 예산 부족이다.)이
다시 온기로 채워지고 덥혀지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리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학생들은 새 학급, 새 친구, 새로운 선생님들과 익숙해지기 위해서
애도 쓰고 자기 기세도 과시하고 서로 많은 신경을 쓰면서 생활한다.
그러다보니 사소한 다툼과 경쟁과 오해가 생기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은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3월이 지나갈 때 쯤 이면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이 들고 지치고 아프게 된다.
3월만 잘 보내면 1년이 무사히 다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3월이 아직 한 주 더 남았는데
이번 주 목요일 오후부터 기력이 똑 떨어져서 마냥 졸리기 시작했다.
목, 금 퇴근 후 정신없이 자고 났더니(그래서 글도 못 남겼다.)
이제야 무언가 먹고 싶은 생각이 난다.
주말 아침으로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너무 할머니스러운 음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두부, 김치, 파를 듬뿍 넣고 청국장을 끓이고
볼락(우리 친정 아버지는 붉은 고기라 부르셨다) 한 마리를 구웠다.
너무 힘들면 먹는 것도 힘든 법.
식욕이 돌아온다는 것은 기운을 차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증거이다.
온 집안에 생선과 청국장 냄새가 아침부터 난다는 것은 조금 그렇긴 하지만
아마도 늦잠자는 아들을 저절로 깨우는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