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14

최근의 사소한 실수들...

by 태생적 오지라퍼

지난 주 재래시장에서 비싸고 없어서 못산 고수가

대형마트에 할인 라벨까지 붙이고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덥석 집어왔다.

집에 와서 보니 이탈리안 파슬리라네

생김새는 비슷, 맛과 향은 안 비슷

어쩌겠나. 노안을 탓할 수밖에...


떡국 떡 남은 것을

야채 떡볶이 만들어 잔반 처리하면서

달달함 추가를 위해

토마토케첩을 과감히 쭉쭉 투여했는데

뚜껑을 닫으면서 보니 초고추장

아뿔싸.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일주일 더운 나라 출장에서 아들이 돌아오는 날.

별식을 준비하고 싶어서

짭조롬하면서도 매콤한 콩나물 동태찜을 준비했다.

산같이 쌓여있던 콩나물 처리와

외국 다녀오면 달고 짜고 매운 것이 최고라는 나의 경험치를 적용시킨 메뉴이다.

메뉴 선정은 나쁘지 않았다.

물의 양이 많았을 뿐.

이것은 콩나물 동태찜도 아니고

콩나물 넣은 동태탕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의 요리가 되었다.

할 수 없다. 잘 먹어주기를 바랄밖에...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실수가 많아진다.

처음에는 그 실수가 못 견디게 화가 났으나

이제는 그러려니

더 큰 실수가 아닌 게 다행인거지

이 나이에 자주 있을 수 있는 사소한 것이라고 화를 누르며

자기합리화와 위안을 하게 된다.

국 끓이다가 냄비를 안 태운게 어디냐 이런 마음으로 말이다.

내가 너그러워진 것이 아니고

화를 내는데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