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있으면 일주일이 부리나케 지나간다.
교사는 몸을 쓰는 직종이다. (물론 머리도 많이 쓴다.)
수업 한 시간에 필요한 열량이 엄청나다.
집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들도
학교에만 가지고 가면 먹을만해진다.
단단하게 굳어있던 쑥떡도
냉장고 속을 뒹굴어 다니던 고구마도
화이트데이에 아들이 던져준 초콜릿까지도
학교에 가져와서 풀어놓으면
특히 오후 네 시가 되면 손이 저절로 가는 맛난 것이 된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온 몸에 진이 빠지고 물 먹은 솜처럼 몸이 가라앉게 된다.
이런 날 저녁에는 매콤짭짤한 반찬이 저절로 끌리는 법
오늘은 엄마표 두부조림을 별식으로 해보려 한다.
친정 엄마가 손맛이 좋은 분은 결코 아니셨지만
(음식 솜씨로 보자면 시어머님이 훨씬 나으셨다. 엄마 미안)
얇게 두부를 자르고 갖은 양념을 얹고 자작하게 조려낸 두부조림이
올라오는 날엔 우리식구 모두 밥 두 공기는 문제없었다.
얇게 두부를 자른 것은 아마도 돈이 없어서였을테지만
양념이 잘 배어들어 그 맛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리고 그 옛날의 골목에서 갓 만들어서 팔던 두부 맛도 한 몫 했을 거다.
따끈하고 탄성 있고 맛났던 두부 장수 아저씨의 종소리와
냄비를 들고 뛰어나가게 만들던 목청소리가 잘 어울렸던 저녁 밥 때.
두부조림을 하려고 생각한 순간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지금은 아스라한 엄마표 흰 밥과 두부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