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한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 한강뚝섬공원 산책 때 살짝 앞으로 손을 집고 무릎팍으로 넘어졌는데
그리고 정말 아무 흔적도 안남을 정도로
순간이고 살짝이라고 생각했는데
왼손 엄지 손가락쪽에는 살짝 멍이 들었고
한 이틀 온 몸이 약간 쑤시기는 했다.
그리고는 주변에서 듣거나 보거나 한 심각한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작년 비가 많이 왔던 다음 날이었다.
일본어 동아리 강사님(나랑 비슷한 연배였다.)에게 긴 톡이 왔다.
빗속에 장보러 나섰다가 미끄러졌는데 사방에 골절이 일어났다고 동아리 강사를 할 수 없겠다는 내용이었다.
물이 그리 무섭다.
나도 한번 지하주차장에 고여 있던 빗물에 미끄러졌던 적이 있다.
미끄러지는 순간에는 큰일 났다 싶었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면서 힘이 온통 쏠린 엄지발가락이 무지 아팠는데
(뿌려졌다 생각이 들 만큼)
굉장히 중요한 일이 있던 날이어서 그 행사를 진행하고 왔더니
온몸 타박과 그에 따른 통증 정도로 운좋게 넘어간 날이 있었다.
물론 진통제는 먹었다만.
욕실 청소 후 물에 미끄러지는 경우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욕실은 바닥이 타일이라
앞으로 미끄러지면 이빨이
뒤로 미끌어지면 뇌진탕이 위험하다.
욕실에서 심하게 미끄러지면 핸드폰을 가지러 나올수가 없어119를 부르거나 연락할수도 없다.
따라서 나는 핸드폰을 가지고 욕실에 들어간다.
쓰레기 분리수거하러가더라도 핸드폰을 가지고 간다.
언제 어느 때 사고를 당할지 알 수 없다.
내가 내 몸의 반응 속도와 방어 기제를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사고는 예상할 수도 없고 예방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어렸을 때 자전거를 그리 타고 싶었는데
여자가 무슨 자전거를 타냐면서 사주시지를 않으셨다.
아마 돈이 없으셨을게다.
할 수 없이 남학생들이 학교에 자랑하려고 자전거를 타고 오면
비굴하다시피 사정사정을 해서 그 자전거를 한번씩 타보곤 했다.
딱 한바퀴만 운동장을 돌 수 있었다.
그러니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지 않을 수가 없고
한 때 내 무릎팍은 깨지고 또 깨졌고 상처가 계속 있었다.
어느날 너무 심하게 폭싹 넘어져서 무릎팍에서 노란색 진물까지 마구 나왔던 날이었고
하필 여름날이어서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으니 어머니께 곧장 들키고 말았다.
엄청 욕을 먹고 어머니 손에 잡혀서 병원에 갔는데
(평소 가던 소아과가 아니고 영등포 어디 큰 외과에 갔었던 것 같다.)
난생 처음으로 무릎팍 엑스레이까지 찍었다.
어머니는 아마도 뼈까지 다쳤나 확인하고 싶으셨나보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도 무서웠고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않으리라 다짐도 하고
어머니와 손가락도 걸었는데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는
그 상처에 딱지가 앉는 그날부터 다시 자전거 놀음을 시작했다.
물론 어머니에게는 비밀이었다만.
그 때 나에게 자전거를 빌려주었던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그런 고난의 과정을 거쳐서 나는 자매중에 유일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여자가 되었는데
이제는 라이딩에 도전하지 않는다.
한 십여년전(그때는 엄청 젊었구만)
특별학습연구년 동기들과 남한강 라이딩을 갔었는데
한 시간 이상 참으로 오랫만에 자전거를 탔더니(물론 사람이 많아지면 놀라서 비틀거리기는 했다.)
쿠션감없는 안장위에 올라갔던 엉덩이를 비롯해서 온몸에 강렬한 근육통이 왔었다.
일주일 정도는 어그적 거리고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는 자전거 라이딩과는 영영 작별을 고했다.
멋진 일은 아무나 도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남한강 일대를 멋지게 자전거로 누비고
연잎밥을 먹었던 그 날의 유일무이한 기억은 오래토록 남아있다.
사고로 넘어진 것이 아니고 아파서 쓰러진 기억도 몇 번 있다.
중학교때 대보름 오곡밥을 급하게 먹고 위경련으로 쓰러졌었고
출산 후 가스가 나오지 않아 밥을 못먹은 채 아들을 처음으로 보러 올라가다 쓰러졌었고
올해 1월 극심한 A형 독감의 영향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핸드폰 보지 않고 땅을 잘보고 다니고
그래서 넘어지거나 엎어지지 않고
또 심하게 아픈 일이 없어서
폭싹 넘어지는 일이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한다.
마음도 폭싹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만
(오늘 아침에도 이미 마음을 다쳤다. 내가 좋아하는 <불꽃야구>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자전거 배우기보다도 훨씬 더 고난도이다.
그 힘든 하루를 시작해보자.
(오늘 대문 사진은 정말 오래된 옛 목욕탕 사진이다.
북촌 탐방때 보았는데 실제로 운영되는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