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살돈으로 맛난거나 사먹겠다.
연 이틀 야외활동으로 햇빛을 과하게 받았다.
사실 비타민D 부족이라 햇빛 받는것을 싫어라 하지 않는다.
3개월마다 주사도 맞는데
저절로 태양 빛으로 합성이 된다면 댕큐이다.
그런데 조금 과하게 받았나보다.
입술이 따갑고 부어오른 기미가 느껴지고(새빨리 상비약을 발랐다.)
팔과 다리와 특히 생각없이 노출된 발등이 제법 빨갛게 되었다만
다행히 간지러울 정도까지는 아니다.
집에 들어가면서 진정작용을 위한 오이를 사가지고 갈까한다.
이번 주 들어서 본격적으로 반팔옷을 꺼내고
긴바지에서 조금은 길이가 짧아진 바지도 입어보고
발가락과 발등이 조금씩은 보이는 신발도 꺼냈는데
중요한건 작년 여름에 어떻게 입고 다녔었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릎 위로 올라가는 반바지는 눈길조차 가지 않는다. 창피하게 어찌 입을까 싶다.
발목 드러낸 정도나 남겨두고 싹다 정리해야 할것 같다.
물론 올해들어서 새 옷은 하나도 사지 않았고
사고 싶다는 물욕이 생기지도 않았고
특별한 목적의 옷이 필요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으니
신발이나 의류 관련 악세사리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검소한 생활중이다.
내가 이리 옷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나 놀랍기만 하다.
일단 출근을 안하니 필요성을 못 느끼고
그러다보니 지나가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백화점에서 의류 브랜드 이름도 아는게 점점 없어지더라.
앞으로는 더더욱 그럴테니
의식주 중에서 의생활은 이제 고려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아들 녀석 상견례 날이나 다가오면 몰라도.
의생활에 썼던 돈으로는
맛난것이나 한번 더 사먹는 것으로 한다만
늙어서 추레하게 보이기는 싫어서
색과 디자인은 맞추어 다니려는 의지는 꺽지않겠다.
오늘 간단한 심사 아르바이트에 나서서
오랫만에 세미 정장 출근룩을 입었다.
아직은 뻘쭘하지는 않은것을 보니 직장인 모드가 남아있는가보다.
그리고는 회의 장소 근처 카페에서 이 글을 쓰려했으나
마땅한 카페도 없고
단 한 곳의 카페에는 사람이 꽉 차 앉을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이 글은 나무가 꽉찬 공용 쉼터 한 구석에
종이 깔개를 대고 앉아서 쓰는 중이다.
길거리표 브런치라고나 할까?
커피값은 굳었고 회의에 가면 주는 음료나 물이나 마셔야겠다.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도 이런 나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없었다.
되었다. 오늘의 튀지 않는 의복 착장 성공적이다.
앞으로도 쭈욱 튀지않지만 결코 추레하지 않게
이것이 내 노년 의복 패턴의 메인 아이디어이다.
그런데 아들 녀석의 상견례 날이 온다면
그때는 주저앉고 높은 퀄리티의 정장 한벌은 구입할 의사가 분명 있다.
그날이 가급적 빨리 오기를
그래서 신나게 백화점 나들이에 나서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