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영재고와 과학고의 시기이다.
과학을 좋아라하고 잘 한다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진로 중 한 가지는 영재고나 과학고이다.
물론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가서 이공계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만.
영재고와 과학고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설립 목적은 이공계 인재들의 조기 전문 교육을 위한 특수목적고등학교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영재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르고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니
벌써 법적인 지침부터 차이가 난다.
영재고는 전국 단위 지원이 가능하고 과학고는 주로 해당 지역 거주 학생들의 지원이 일반적이다.
소소한 다른 차이점도 많이 있겠지만 일단 진학 시기로 본다면
영재고가 먼저이고 그 이후에 과학고 전형이 진행된다.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영재고를 먼저 지원하고 불합격인 경우
과학고를 지원하는 투트랙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말로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자나 관련 직업으로의 진로를 굳게 정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올해는 영재고와 과학고의 지원 비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이는 의학 계열 진학의 변수 때문이다.
항상 그래왔었다만... 의대 정원 문제와 맞물려 변수가 생긴다.
의학 계열과 이공계 계열과는 같은 듯 다른 양상을 보인다.
중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익히는 내용은 같은데
대학의 어느 계열로 진학하는가에 따라
사회적인 대우 및 소득 수준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기인한다.
어느 직업이 더 편할 것인가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과학자이건 의사이건 그리 편한 직업은 아니니 말이다.
영재고 전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여름 방학이 되면 영재고의 합격자가 나오고 이어서 과학고의 전형이 진행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과학고나 영재고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은 마음과 몸이 매우 바쁜 시기일 것이다.
특강을 위하여 영재고 시험 문항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한 해는 영재 대상의 문항처럼 기본에 충실하며
본연의 의미와 깊은 사고력을 묻는 문항이 나오는데
그 다음해는 선행과 심화를 중심으로 한 내용 가득한 문제들이 출제된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이 격년으로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일까?
문항이 공개되면 비난에 직면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고 본다.
기본에 충실한 문항을 내면 변별력이 없다, 너무 쉬운 것이 아니냐, 이래서 진짜 우수한 학생을 선발 가능하냐 등의 이야기가 떠 돌 것이고
선생과 심화 문항을 내면 교육과정을 넘어선다,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이냐, 선행한 학생들만 뽑는다는 것이냐 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출제자들은 선발 문항을 출제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게 될 것이고
다시는 문항 출제에 끌려들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해는 새로운 출제진이 구성되고
똑같은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고
수레바퀴 도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나보고 문항을 출제하라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은
잘 알고 있다.
교육청 단위의 영재 판별 도구 만드는 작업에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자면
기본을 물어보는데 소재는 참신하며(일상생활에서 늘상 봐왔던 예를 들면 좋다. 못봤던 것을 제시하면 문항의 이해에 힘들다.)
심화 내용이 약간은 포함되게(안내 자료를 충분히 주어서 심화 내용 자체를 몰랐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있게 주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원자의 영재성을 드러낼 수 있게 답안의 유창성을 채점 기준으로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다.
너무 어려워서 아무도 손을 못대는 문항이야말로
가장 나쁜 예가 된다.
아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문항을 풀어볼 도전의지를 주는 문항이 영재 판별에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그런데 생각으로는 이 모든 것의 조합이 가능하나
실제 새로운 문항을 만들어내는 것은 창작의 고통이 뒤따른다.
지금까지의 선행 출제 문항을 보면 볼수록 더더욱 힘들어진다.
이것과도 유사하고 저것과도 유사하니 말이다.
완전 새로운 문항이라는 것이 가능은 할까 모르겠다.
그러므로 그 어려운 일을 하는 문항 출제자도 그 문항을 풀어볼 지원자도 모두 파이팅이다.
그런데 과학을 좋아하고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이여.
꼭 영재고나 과학고를 가야만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어디서든 과학을 좋아라하는 마음을 갖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자신만의 길이 열린다.
그리고 꼭 과학을 전공해야만 하는 것도 절대 아니다.
세상에는 즐겁게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널려있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만큼은 꼭 익혔으면 한다.
그것이 중등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는 목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