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지난 주 일요일 조금은 무리한 일정을 보냈다.
아침 일찍부터 목동에 가서 아픈 동생을 들여다보고
고척야구장에 가서 나름 소리도 많이 지르고 머리도 쥐어뜯어가며 <불꽃야구> 응원을 하고
곧장 집으로 와서 남편과 아들의 저녁을 챙기고났더니 꿀잠을 잘 수 있었다.
그리고 월요일은 또 말짱해서
항암하러 간 남편을 위한 특식도 준비하고
이래 저래 이것 저것 걱정도 하면서 집안 청소도 하고
내일 모 대학교 최종 면접 준비도 하고(홈페이지 살펴본 것 뿐 없다만)
7일부터 하는 방과후 특강 수업 준비도 했는데
(고1 통합과학과 실험 교과서를 한번 훑어본 것 밖에 없다만)
오늘은 왜 이리도 힘든거냐?
(아하 어제 <불꽃야구> 본방 유튜브 시청을 하기는 했다만.)
아침에 일어나서 한거라고는 남편 아침 차리기와 함께 산책하기밖에 없는데
눈이 저절로 감긴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여러 번 그랬었다.
엄청 힘든 일과를 보낸 다음날보다 오히려
이틀째 되는 날에 피로감이 더 몰려왔었다,
해외 여행때도 그랬고 늘상 그랬었다.
긴장감이 풀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48시간인것일까?
왜 그런 것일까? 어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오른쪽 네 번째와 마지막 발가락사이 티눈이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고 있음을 이미 고백했었다.
겨울에 양말을 신고 앞볼이 딱 붙은 신발을 신고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면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지곤 했었다.
여름이 되고 맨발로 다니고 넉넉한 샌들이나 슬리퍼 종류를 신으면 발가락 사이에 통풍이 되어서 그런지
티눈이 잠잠해지곤 했었다.
물론 완전히 표시가 안나는 정도까지는 안되고
완치란 쉽지 않은 난치병임을 알고 있다만
잠시 티눈으로부터의 소강 상태가 된다.
그런데 그 쪽이 괜찮아지면 슬며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엄지발가락쪽 옆 부분이 점점 더 튀어나오는 것이다.
한번도 병원에 간 적은 없으나 무지외반증임에 틀림없다.
친정어머니가 나이 드실수록 점점 심해지셨는데
지금 내 발이랑 똑같다.
물론 발이 훤하게 드러나는 신발을 신지는 않지만
자꾸자꾸 눈에 거슬리고 그 옆부분이 신발에 스쳐서 빨갛게 되고 있다.
겨울에는 네 번째와 마지막 발가락이,
여름에는 엄지발가락 옆 부분이
나의 걷기 운동과 삶의 질 확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것도 퐁당퐁당 번갈아 가면서 말이다.
왜 이러는 것일까? 도대체 내 발에서 어떤 의학적인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일까?
창문을 열면 도로 위를 지나는 차 소리와 함께 정원 소독하는 소리, 기타 생활소음이 들리면서
초파리가 그 창문 아래 작은 틈 사이로 들어온다.
나와 아들 녀석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날파리나 모기, 초파리 종류이다.(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
창문을 닫으면 꽤 덥고 답답해서 에어컨을 틀게 되는데 항암 중인 남편이 춥다고 한다.
평소에는 절대 있을 수 없었던 일이다.
매번 내가 추위를 탔고 아들과 남편은 덥다고 에어컨을 틀어댔었다.
매번 에어컨 바람이 싫다고 피하고 목에 머플러를 두르던 것은 나였는데
이제는 남편 목에 손수건이 묶여져 있다.
살이 빠져 보기 흉한 목주름도 가리고 에어컨 바람도 막을 목적으로 말이다.
고양이 설이도 더운지 에어컨을 틀면 그 바람이 나오는 곳에 얌전히 앉아 있는데
남편을 생각해서 에어컨을 살짝 틀었다 껐다 하고 창문을 열어놓고 있다.
초파리들은 도대체 그 작은 몸뚱아리로 왜 내 눈앞에서 그리 왔다갔다 하는거냐?
나의 빠르기와 세기를 무시하는 것이냐?
이제 초파리에게도 무시당하는 삶이 된 것이냐?
초파리가 싫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도 플리마켓으로 처리했는데 말이다.
23층에 살때는 초파리가 없었는데 정말로 높은 고도에는 올라오지 못하는 것일까?
어떤 생물학적인 매카니즘이 초파리에게 작동되고 있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만
오늘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초파리 박멸을 위해서 박멸용 트랩을 만들어 두었다.
아직도 세상에는 내 머리로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기작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관찰이나 탐구를 진행하기에는 기력이 조금 딸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왜 그런 것일까에 대한 의문은 죽을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주제와 대상은 물론 바뀌어갈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