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꼭 온다.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문제일뿐.

by 태생적 오지라퍼

두 번째 아르바이트라고 그 일을 조금은 파악했다고 첫날보다 용이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나보다.

방문 가구 수가 추가소독이었던 첫날보다 정기소독이었던 고로 2배가 넘어서 그랬던지

오늘 아침 일어나니 허리가 무겁다.

분무기 가득찼던 소독약 무게가 어느 정도였는지 어림해보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 주 단위, 측정 및 어림하기로 첫 번째 방과후 특강을 시작하려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나조차 어림하기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실험을 한번 해보면 된다.

소독용 분무기는 다음 아르바이트를 위해 내가 가지고 왔으니

물을 가득채워서 집에 있는 체중계에 올려 놓아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허리가 무거운 것은 약간의 위기의식을 가져다준다.

지금까지의 내 질병 경험에 의하면 말이다.


시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름 방학을 마치기 이틀 전인가 방학의 즐거움이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가

(아무리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방학때 조금은 쉬어줘야 2학기를 버틸 수 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고개를 숙여서 속옷을 꺼내다가 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특별히 다른 무언가도 없었는데 말이다.

비딱하게 옷장을 붙들고 서서는 진땀이 나면서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고

허리가 비틀어진 통증이 오는데 이것은 도저히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아들 녀석의 부축을 받아 병원까지도 간신히 갔던 것 같다.

그 30여초 순간에 중환자로의 변신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그리고는 허리에 주사를 맞고 일주일 이상을 허리에 복대를 하고 어그적 거리는 생활을 했었다.

그 뒤로도 잊어버릴만 하면 한번씩 똑같은 증상이 있었는데

공통점은 안정되지 않은 자세로 낮은 위치의 무언가를 집으려다가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그 증상으로 허리에 주사를 맞은 것이 총 세 번 된다.

그래서 허리에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들면 생활을 조심하게 된다.

허리가 아픈 것은 삶의 커다란 위기이다.

아프다는 것 자체가 위기 상황이다만 특히 허리가 아프면 커다란 위기가 된다.


살면서 몸이 아픈 것 못지않게 마음이 아픈 위기도 찾아온다.

토요일 교사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서 만난 선배 교사는 교직 생활 후반에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만 아니었다만

당장 그만두고 싶을만큼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돌이켜보았더니 나는 가끔씩 학생들 때문에 속상하는 일은 물론 있었지만

극복해나가려는 의지와 잊어버리고자 하는 멘탈로 그리고 운이 따라주어서 잘 버텼던 것 같다.

물론 위기는 여러번 있었다.

우리반 녀석들이 사소하게 말썽을 피울 때

자주 지각이나 결석하는 녀석이 있을 때

안좋은 일에 휘말린 녀석들이 있을 때

어떻게 그 많은 학생들이 아무런 말썽없이 한 해를 넘기겠는가 그것은 기적이며 불가능한 현실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그리고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 기피 직종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볼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위기가 없는 사람이나 스포츠 경기는 없다.

위기를 안 만날 수는 없으니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문제일 뿐.

그러니 나에게만 왜 이런 나쁜 일이 생기냐고 분해하거나 속상해하는 것은 위기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으면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위기는 이제 다 되었다, 곧 쉼이 다가온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묘하게 발생한다.

1학기가 마무리되는 순간, 학기말 고사까지 끝나는 다음 주가 바로 그 위기의 시기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어제 본 <불꽃야구>에서도 그랬다.

아무렇지도 않았던 이렇게 시합이 끝나는가 싶었던 9회말 위기가 찾아왔고

선수 두 명이 서로 부딪혀서 부상을 입는 이슈가 발생했다.

그래도 모두가 어지저찌 머리와 마음을 모아서 간신히 그 위기를 넘겼더랬다.

그 위기를 넘기는 과정이 경험이고 노련미이고 노하우일것이다.

아마 2주 정도 남은 중등학교 교사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힘을 내시라.

곧 방학이라는 단비가 올것이다.

방학이 없다면 버티기힘든 교직 생활이다.

일사천리는 아니더라도 어지저찌 꾸역꾸역 위기를 넘기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도 해결의 한 방법이다.

오늘 나는 약간은 위기인 허리 상황을 감안하여

서류 제출을 위한 모교 방문만 간단히 다녀오고

쉼을 선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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