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 쓰고 자기반성문이라 읽는다.
여유있게 10시 수업을 시작해보려고
수요일 비교과 프로그램 출석 처리를 마치고
예산 변경 기안을 올리려니 매뉴얼에 보이는 항목이 암만 찾아봐도 없다.
안경을 벗고 눈을 부벼봐도 없다.
오분쯤 고민하다가 할 수 없이 또 행정직원을 도움을 받으러 출동한다.
설명을 듣고 끄덕이고 와서 내 화면을 보니
요상하게도 여전히 없다.
창피하지만 할수없이 화면 사진을 찍고 또 찾아간다.
보여주었더니 권한 부여가 아직 안된것이란다.
내 잘못이 아닌게다.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2주차가 되어 이제 강의실 빔 끄는것도 되고
(키는 것과 끄는 키가 다르다. 이런.)
모든 것이 익숙하고 완벽한가 싶었는데
내 강의의 치트키인 포인터를 책상 서랍에 두고 왔다.
그게 있어야 폼나게 왔다갔다 강의가 되는데
어찌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강의 시간 십분 남았는데 숨을 헉헉대며 다시 연구실에 다녀왔다.
아침으로 먹은 샌드위치가 다 내려갔겠다.
이래가지고서야 벌크업이 되겠나.
오랫만에 전력 질주였다.
점심 학식을 푸짐하게 먹고
오후 강의 준비물을 챙기다가
아뿔싸 종이의 그 날카로운 날에 손을 베었다.
세상 아프고 쓰라리고 화가 난다.
접촉면이 작아서 효과는 두 배이다.
침을 발라보지만 찍 그어져 피는 이미 맺혔고
밴드를 붙일 수도 없는 야리꾸리한 자리이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간신히 화를 다스렸는데
갈색 바지에 학식 먹다 흘린것으로 추정되는
(확률 100 퍼센트이다.)
김치 국물 한방울 흔적이 있다.
점점 손의 기능 부진인지 입의 기능 부진인지
(둘 다일것이다.) 흘리는 일이 속출한다.
흰 바지가 아닌게 어디냐 하는 위안과
바보똥꾸라는 자괴감의 반복적인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오후 브런치라 쓰고
자기 반성문이라 읽는다.
약간의 미화가 포함되어 있다.
다들 이 정도 실수는 하는거 아니냐?
나만 그런것은 아니라는 위안이 필요하다.
그래도 비올까봐 연구실에 가져다놓은 우산을 챙긴 나를 칭찬한다.(막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퇴근 셔틀버스 탑승 시간에 딱 맞춘것도 말이다.
하마터면 넋놓고 브런치글 쓰다가
더 큰 반성문 쓸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