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절대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없어

by 이일일


아니다.
우리는 절대 하나가 아니다.
우리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다.




꽤 괜찮은 리더는 우리 조직 구성원들이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빠르게 인정한 사람입니다.

이 깨달음에 도착할 때까지 정말 많은 희망과 인간에 대한 기대 등을 버려야 합니다.

성선설, 성악설로 논쟁을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성악설을 기반으로 움직였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지 않기 위하여 인내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회사생활을 살아내야 합니다.


이런 고통의 과정을 겪는 와중에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다구요?

진정 방법이 있다면 가르쳐주시면 따르겠습니다.

저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구성원들의 서로 다름을 인정하게끔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없고, 그런 와중에 하나의 팀이 되는 것뿐이야."
"내가 세운 팀의 원칙을 깨는 사람은 내 팀원이 될 수 없을 뿐이고."


감정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들로 서로를 구속해 내고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에

이들이 버티고 있는 세상살이는 더 빡빡해졌고, 회사도 더 차가워졌습니다.

사회가 먼저 그렇게 됐기에 이들이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사람이 먼저 그렇게 변했기에 사회가 그렇게 됐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제는 어떤 명예, 로열티, 충성, 명분 등으로 감성적으로 움직이던 시대라기보다

현실, 실리, 결과, 이득 등으로 움직이는 세상에 가까워졌음은 늘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욱 하나의 원팀으로 움직이기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고, 서로 모두가 이해하고 하나로 뭉치게끔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빠르게 인정했으니까요. 불가피하게도.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을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채용할 때부터 어떤 리더와 잘 맞을지, 어떤 팀에서 제일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수천번의 시뮬레이션은 돌려가며 사람을 파악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 맞을 것이라 예상되는 리더는 그래도 면접에 참여시켰었죠.


그보다 더 전에는 제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놓고 어떤 팀에도 보내지 않은 채

저와 3개월 정도 일을 해보는 시간을 먼저 갖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판단을 아무래도 함부로 하기에는 어려웠고 제게도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어느 정도 "사람"의 느낌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에 익숙해졌고

예상이 들어맞음과 동시에 조직 내에 어느 정도의 시스템이 생기면서 조직 운영이 안정화됐습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100% 이해하고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 "원팀"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의 장, 단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그 부분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더 빠르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자 명분이 됩니다.

적어도 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은 Fact이며, 팀장이 세워놓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기본은 알고 있을 테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그 안에서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여러 "사람"을 볼 수는 있습니다.


왜 한 팀이 되지 않냐며, 쟤 원래 저런 거 알고 있지 않냐며, 네가 좀 희생하라며, 하는 이야기들은

절대 근본적인 이해나, 솔직한 그들의 생각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차라리 우리 모두 다르니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자, 이제 어떻게 해볼까?라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받아들이기에도 "리즈너블"합니다.


생각보다 조직을 이끄는 분들은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안타깝고, 조금만 더 어떻게 하면 될 거 같으니까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많이 실패도 해보고, 저 빼고 만들어진 산악회 조직이 회사 내부를 곪게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좀 더 냉철하게 판단해도 됩니다. "사람"을 그렇게 대하자는 것은 아니니까요.




각자가 조직 내에서 가지는 역할은 "업무로서의 역할"도 있고, "조직원으로서의 역할"도 존재합니다.

정작 직원들은 "업무로서의 역할"만 잘 인지하고 따라와 줘도 충분합니다.

사실 업무 이외의 포지셔닝이나 역할 등에 대한 세팅과 고민은 리더의 몫입니다.

리더의 판단과 방향성에 따라 그렇기에 조직의 관리 방식과 문화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예 무관심하다면, 무관심의 법칙과 문화가 당연히 생기겠지요. 그것도 뭐, 때로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욕심과 희망을 버리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기대를 저버리고 포기를 하자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잠시 집중도를 풀고 멀리서 보자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야 더 잘 볼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방향성을 세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1. 한 명, 한 명 존중하기
2. 다름을 인정하고 다음 스텝을 밟기
3. 정해진 원칙 안에서는 자율성을 부여하기
4. 어떻게 해도 난 리더이자 팀장, 그들의 친구가 될 수는 없음을 인지하기
5. 감정을 섞지 않기, 공감은 하되 냉철함을 잃지 않기
6. 늘 명분과 이유를 챙기기
7. Fact에 기반한 선택과 결정을 하기
8. 감정에 호소할 거라면 다 드러내고 오픈해서 호소하기
9. 내 부족함을 함부로 들키지 말기, 그렇기에 곱절이상 노력하기
10. 그들이 묻기 전에 먼저 다가가기


다시 생각해 보면 몇십 개에 해당하는 나만의 원칙을 세워놓고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여러 동료분들이 신뢰를 보내주셨고, 조직을 탄탄하게 지탱해 주셨습니다.


점점 시대가 변할수록 회사에서 가지는 조직에서의 역할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팀원으로서, 또 팀장으로서, 혹은 임원으로서, 대표로서, 말단 직원으로서 등등

역할은 원래 있었는데 사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에 그런 것일까요?

혹은 사람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는 노력과 진심이 부족해서일까요?


어떤 쪽이 든 우리는 늘 "사람"과 부대끼며 일해야 하고, 좋든 싫든 함께 해야 합니다.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회사를 그만두는 데에 가장 큰 이유는 늘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모두가 내가 "그런 이유가 되는 사람은 되지 말자"라고 노력하면 또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한 몸, 하나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인정하고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