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듐의 숨결

17. 화성 전초 기지에서의 우주공연

by 트럼펫MARK

회준은 화성에서의 Aeon-Trumpet 우주공연에 앞서 코리아에서 선점한 달의 뒷면 국제얼음공장에서 모의 공연과 국제 우주 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모의 공연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일론머스크가 건설한 화성 전초 기지(MC:Mars Cosmodrome)에서 Aeon-Trumpet 공연을 위해 X Æ A-Xii를 만나 허락을 구하여야 한다.


회준은 더 이상 지구의 중력에 속한 연주자가 아니었다. 그의 숨결은 이미 달의 뒷면에서 얼음처럼 굳은 진공을 통과했고, 국제 우주 정거장의 좁은 모듈 안에서도 전 세계 국적의 청중을 무중력의 박수로 흔들어 놓았다.

코리아가 선점한 달의 뒷면 국제얼음공장에서도.


태양이 영원히 비치지 않는 그곳에서 열린 첫 번째 모의 공연은 실험에 가까웠다. Aeon-Trumpet의 관을 통과한 소리는 공기 대신 진동 데이터로 변환되어, 얼음층 아래 설치된 공명판을 울렸다. 차가운 얼음 벽은 예상외로 따뜻한 울림을 만들어냈고, 회준은 그날 처음으로 확신했다.

이 악기는, 우주에서도 노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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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에서의 두 번째 모의 공연은 더 어려웠다.

중력이 없다는 것은, 연주자의 자세조차 고정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회준은 발을 고정한 채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Aeon-Trumpet을 불었다. 호흡은 즉시 생명 유지 장치의 수치로 환산되었고, 한 음을 길게 끌면 산소 경보가 울릴 위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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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준은 연주를 성공시켰다.

ISS의 창 너머로 푸른 지구가 회전하는 동안, 음악은 국경도 궤도도 넘어섰다. 관제 센터는 그 공연을 이렇게 기록했다.

“인류 최초의 궤도 예술적 완주.”




그리고 이제, 마지막 목적지.

화성 전초 기지(Mars Cosmodrome).

붉은 먼지가 항상 낮게 가라앉아 있는 그곳은 단순한 연구 기지가 아니었다. 인류가 다른 행성에 남긴 첫 번째 ‘문화적 발자국’을 계획하는 장소였다. 그러나 그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허락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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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Æ A-Xii.

그는 더 이상 단순한 ‘누군가의 아들’이 아니었다.

화성 전초 기지의 문화·윤리 승인 위원회 최연소 책임자, 그리고 화성으로 이주한 첫 세대 중 한 분이었다.

회준은 투명한 돔 회의실에서 그를 만났다.




붉은 하늘이 천장을 타고 흐르고, 낮은 중력 때문에 두 사람의 그림자는 미묘하게 떠 있었다.


“왜 화성에서 연주하려는 거죠?”


X Æ A-Xii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또렷했지만, 어딘가 지구 억양과는 달랐다.

회준은 잠시 Aeon-Trumpet을 내려다보았다.

수천 년 전 금속 악기의 형상을 닮았지만, 그 안에는 학회유니온의 시간 공명 알고리즘과 우주 방사선 차폐층이 함께 숨 쉬고 있었다.


“화성은 아직 소리를 가진 적이 없어요.”


그가 말했다.


“기계음과 경보음은 있었죠. 하지만 누군가를 울리거나, 기억하게 하는 소리는요.”


X Æ A-Xii는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붉은 평원 위로 떠 있는 태양은 작고 차가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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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연주하면...” 그가 천천히 말했다.


회준은 그의 느리고 반복된 피로감을 다그쳤다.


“화성은 처음으로 감동의 기억을 갖게 되고, 지구와의 단절된 외교관계를 다시 연결시킬 수 있어요.”


잠시의 침묵 끝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할게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회준이 고개를 들었다.


“이 공연은 지구를 위한 게 아니라, 화성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거예요.”


그 순간, 회준은 알았다.

이것은 공연이 아니라 화성 정착을 위한 지구에 홍보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것이고, 그의 결정은 단호하고 더 이상의 설득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Aeon-Trumpet의 첫 음이 화성의 얇은 대기를 가르는 날이 왔다.

인류는 또 하나의 행성에서 처음으로 음악을 남기게 될 것이었다.


화성 전초 기지(MC:Mars Cosmodrome)에서 Aeon-Trumpet을 연주되었고 중력과 진공 상태에서 배음과 울림 실험하였다.




도전은 계속되었다. 무중력 상태에서 음향이 달라지는 문제는 Aeon-Trumpet AI가 실시간으로 공명 조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MC에서 인간-로봇 연주 협업 시연이 있었다. 청중은 지구와 우주 양쪽에서 실시간 홀로그램으로 참여하였다.


MC에 있는 Ethan이 Aeon-Trumpet으로 극한 저음을 울릴 때, 기지 전체가 진동하며 독특한 배음 발생하였다. Lina는 지구의 민속 음악과 우주 환경의 음향 결합하는 실험 하였다. Ethan의 화성으로부터의 저음을 Lina가 연결 결합하는 데 성공하였고 Sofia가 AI 합주를 통해, 화성과 지구의 울림을 하나로 연결하였다.


우주 환경에서도 Aeon-Trumpet의 울림은 최적화 가능해졌다. 인류와 AI의 공명 협업이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새로운 음악 언어로 진화하였고 놀랍게도 울림의 표현이 가능한 세종대왕의 한글의 모음과 자음이 이 기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었다.


회준은 학회유니온과 이를 활용한 인간-외계 생명체 공명 소통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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