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도 아름다운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로의 여행

시네마스토리 02번째 이야기

by 하은

웨스 앤더슨의 작품은 늘 새롭다. 그의 작품을 보면 항상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고 그가 만들어놓은 세계는 화려하고 독창적이다. 그러니까 그의 세계는 마치 하나의 장르 같다.

빠져들면 자꾸 찾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도 물론 그렇고.

그래서 오늘은 그가 만들어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에 관한 이야기이다.


(약간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출처 : Youtube

색이 예쁘다고? 눈이 즐겁다고?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해석하기에는 이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이 무수히도 많다.


당장 영화 예고편만 봐도 필름 카메라로 유명한 코닥이 떠오르는 이 색감. 영화 안에서도 계속해서 보여주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책임지는 이 색들은 웨스 앤더슨만의 어른용 동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영화가 재밌는 건 단지 색감뿐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 솔직히 말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작들인 부다페스트 호텔이나 프렌치 디스패치의 경우에도 다양한 해석들이 오가는 걸 보면 감독은 영화가 줄 수 있는 장점을 잘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가 커넥팅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이 영화를 통해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흥미롭다. 특히 이 예고편만 보고 극장에 가 이 영화를 접했다면 아마 당황스러움이 배로 다가왔을 관객들이 많았을텐데 그럴만하다.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은 이 예고편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이 영화는 시작부터 대놓고 말해준다. 이 모든 건 허구이고 상상 속의 연극이라는 걸.



사진 출처 : Youtube

이 영화는 하나의 연극 무대 장치 위에서 시작하는 것을 보여준다. 애스터로이드 시티. 이곳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가장 중요한 것. 언제나 이 이야기는 허구라는 것을 강조한다. 영화의 시작점에서 이 영화는 사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걸 시원하게 밝히고 시작하는 건 아마 웨스 앤더슨의 독특함을 눈여겨볼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위의 스틸컷처럼 영화의 중간중간 우리는 애스터로이드 시티 속 작은 연극 무대를 볼 수 있다. 사실상 이 시티는 연극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전체를 보면 우리가 관객석에 앉아 평면의 연극을 지켜보는 제 3자의 시선 마냥 대칭을 무수히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 대칭을 사랑하는 감독인 걸 아마 단번에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이 애스터로이드 시티의 이름에 우리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연극과도 같은 영화 속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말 그대로 가상의 사막 도시이자 운석이 떨어진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큰 구덩이도 있고 일명 '소행성의 날'을 기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곳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들. 몇 명 되지도 않는 인물들 사이에 정치적 인물도, 일반 서민들도, 배우도 존재할 사람들은 다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의 조각난 결핍들과 상황들 사이에서 하나의 큰 사건으로 인해 마치 하나로 뭉치는 것처럼 다양한 상황들이 연이어 생기게 된다.


사진 출처 : Youtube

보다시피 그 존재가 외계인인 건 아이러니하지만 이 사건이 그들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온다. 그럴만한 게 그들이 있는 가상 속 도시는 엄연히 만들어진 곳이고 그 말든 즉, 만들어진 공간 안에 둔 가상의 인물들이 예측하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난 일종의 오류가 하나 생긴 셈이다. 그들에게 UFO는 어떤 존재일까?


다시 돌아가 이 공간의 의미가 무엇일까? 내가 느끼기에는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연극이자 영화, 무언가를 만들고 창조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나간 작품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저 UFO 자체도 만들어놓은 상황 안에 새롭게 집어넣은 하나의 소스 정도로 생각했고 이 뒤로 이어지는 장면들의 나열은 이제 하나의 오류가 더 생긴 세계 속에서 인물들이 전과 다른 세상을 마주하며 겪게 되는 변화와 각자의 다 다른 상황 속에서의 어쩌다 생긴 공통점 하나이지 않을까.


결국엔 이야기와 연극의 탄생.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각 인물들의 심리와 생겨나는 에피소드들. 거기에 웨스 앤더슨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한데 모여 생긴 일종의 헤프닝이라고 보았다. 이 영화가 재밌는 건 이 헤프닝을 바라보는 관객들마다 관점이 다 다르다는 것. 어쩌면 예술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재미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어렵게 느끼는 예술은 아마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다르게 그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게 만드는 그저 표지판 하나만 제공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 표지판 하나로 여러 가지 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중간마다 나오는 흑백의 연극들. 가상의 무대 연극 위에 올라가 있는 인물들과 진행되는 대사들. 모든 게 가끔은 기존의 영화 방식과 다르게 어긋나 보이고 특이해 보이는데 그 대사들 하나하나 보다 보면 예술 영화로서 어떤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느낄 것인지 여러 갈래의 선택지를 주는 것 같다. 그저 답을 제공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이 이상하고도 재밌는 애스터로이드 시티.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드림인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영감을 많이 받았던 영화였다.


아마 이 애스터로이드 시티를 보게 된다면 한 번은 다시금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아마 눈이 즐거워서거나 아니면 그가 만들어놓은 울퉁불퉁한 길에 웃음이 새어 나오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실상 이 영화는 마치 베스킨 라빈스에서 맛보기 스푼으로 처음 보는 맛을 떠먹었는데 예상 외로 맛있어서 가끔 생각나는 아이스크림 같다.(거기에 색도 예쁜) 그러니 새로운 영화의 맛을 알고 싶다면 한번쯤은 시도해보길. 물론 맛 없다고 환불은 못해주겠다.


그래도 살면서 이런 영화 한 번쯤은 맛 봐도 괜찮을 거라 믿는다. (묘하게 중독성 있거든요.)


사진 출처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