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는 제게 무척이나
길고도 무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나서 실무에
바로 뛰어들고 싶었지만,
제가 관심을 가졌던 기상 예보와
관련 산업 분야는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객관적인
증명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기상기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세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험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하려던 찰나에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학력으로는
당장 시험을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큐넷을 통해 공식적인
응시자격 자가진단을 해보았지만,
전문대 졸업자라는 제 상황에서
기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추가적인 경력이나 학력이
더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순간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당장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기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거나
몇 년의 경력을 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목표로 했던 기상기사 자격증이
저 멀리 달아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며칠 동안은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내가 선택한 길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조급함은 더해갔습니다.
나만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불안함에 밤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갔고,
현실적인 벽 앞에서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돌아가더라도 계속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던 중,
저는 무작정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은
사람들의 기록을 샅샅이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학과가 아니더라도,
혹은 학력이 부족하더라도 일정
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제게는 유일한 희망처럼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으로 학점을
채운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고,
혹시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전문대에서 이수한 학점을
활용하면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 안에도
충분히 응시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구체적인 경로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경력을 쌓기 위해
기다려야 했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멈춰 있던 계획을 다시
움직일 용기가 생겼습니다.
저는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기상기사 자격증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수업은 생각보다 체계적이었고,
무엇보다 퇴근 후나 주말 시간을
활용해 제 속도에 맞춰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부족했던 학점을 채워가는
과정은 단순히 조건을 맞추는
시간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 학기라는 시간이 흐르며
차근차근 학점이 쌓여갈수록,
처음에 느꼈던 막막함은 조금씩
기대감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제가 선택한 이 우회로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 수업에 임했습니다.
결국 저는 목표했던 기간 안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상의 조건을 완벽히 갖추고
다시 시험 접수 페이지를
마주했을 때의 떨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단순히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보다,
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어 결과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기상기사 자격증을 준비하기 위해
보낸 그 치열했던 한 학기가
저를 한 단계 더 성장시켜 주었습니다.
물론 준비 과정이 항상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생소한
용어와 이론들을 익히는 데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때로는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혀
쉬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처음
응시자격 때문에 좌절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저를 다시 책상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기의
고민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단단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시작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낸
소중한 과정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목표했던
기상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관련
분야에서 제 역량을 펼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매일 기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보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그때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냈던 제 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꿈을
미루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정해진 길만 고집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방법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이 보여주듯, 막힌 것처럼
보이는 길도 분명 다른 방향에서
열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나아갔던
그 시간이 결국 저를 지금의
자리로 인도해 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웠고,
그 끝에서 마침내 거머쥐게 된
이름은 기상기사 자격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