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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삿갓보이 Dec 06. 2023

한국인 15.

이 세상 나쁜 것은 없다.


미얀마 깡촌을 갔습니다.


대중교통이 없어 오토바이 뒤에 손님을 태워 이동하는 짐짝 택시뿐입니다.


낯선 외국인이 나타나니,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중 덩치 좋은 사내가 울그락 불그락 고함을 지르며

경쟁자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내게로 왔습니다.

(그는 짧은 단타 영어로)


- 라이드! 라이드!  타라고 합니다.


한국인은 그의 험학함  혹은 자신감에 냅다 그의 뒤에 올라탔습니다.


-미얀마 큰 형님 :  왜 왔어? 여기?


-한국인: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리에 말없이  손으로 콜라병 여자몸매를 그렸다.


-미얀마 큰 형님 :  달리던 오토바이가 휘청일 만큼 크게 웃는다


유머는 세계 공통어 플러스 만국 평화, 화친어.


민박집에 내려준 후,

그는 대뜸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합니다.


-한국인 :  너네 나라. 모두 중이 되는 의무 있다며?


-미얀마 큰 형님 :  예쓰!


-한국인 :  우리는 군대 가는데, 너 그럼 싯달타가 왜 부처된 줄 아니?

아버지가 왕 시키려고 사람들이 다 행복하다고 연극시킨 거 알고 열받어서래.  화 가 부처 만든 거야.


미얀마 큰 형님이 밥 먹던 수저를 손에 들고 한국인을 빤히 본다.


-한국인 :  너 화내는 거 나쁘지 않아. 잘 쓰면 부처도 된다니까.


-미얀마 큰 형님 : 너 정말  스트레이지  strange 하다.

(아마도 재미있다는 것을 영어로 스트렌이지 하다고 표현한 듯 합니다.)


그는 다음 날 아침에 데리러 오마라고 일방적으로 약속(명령) 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무료로 태워 주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고,

사람을 특별히  여기고 존중해주는 무기만큼 좋은 방패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 나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나쁜 쓰임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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