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다가 주체성을 잃어버렸다

by bact beat

그는 꾸준히 시험 보며 살았다.

합격하려고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시험공부를 했다.

삶의 목적이 취업인 듯이 공부했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풀고 또 풀었다.

이것저것 포기하며

고소득을 목표로 내달렸다.


백수 될까 불안했다.

이것도 저것도 궁금했다, 헷갈렸다.

물어보고 또 물어봤다.

들어도 들어도 불안했다.

여기저기 의지했다.

부모님께, 선생님께 의지해도 불안했다.


견디며 버티며, 마침내 드디어

취직 시험 합격했다,

울컥했다, 부모님도, 어떤 선생님도.


고소득은 아니지만

출근했다, 불안하다,

실수할까 봐, 잘못할까 봐.


각종 시험공부는 잘했는데

직장 일은 잘 못하겠다.

일일이 가르쳐주지 않으면

어찌해야 할지 헷갈린다.

어렵다, 쉴 틈이 없다.

여태, 취직 시험공부 한 게 별 도움이 안 된다.


“어, 이거 왜 이렇게 했어요? 잘못됐잖아요.”

“예? 인수인계 받은 대로, 규정대로, 하라는 대로,

그대로 했는데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저렇게 다시 처리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저렇게 하세요!”

“저건요? 요건요?”


불안해서, 불안을 떨치지 못해서, 불안에 떨면서

회사 선배에게 의지한다, 물어본다,

어제도 오늘도 또 물어본다.

진땀 난다, 피곤하다, 지친다, 아프다.



그는 시험공부 하느라, 취업 준비하느라

주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의식과 신체를 가지는 존재가 자기의 의사로 행동하면서

주위 상황에 적응하여 나가는 자발적 능동성을 기르지 않았다.


시험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는 데에는

아무 쓸모가 없어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하려고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는 취업 준비하느라 이딴 거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슬쩍슬쩍 가끔가끔 잠깐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다.



‘나 이제 어떻게 살아요?’


이젠 또,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나?


부끄러워서, 불안해서,

의지하다 보니

주체성이 이렇게나 빈약한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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