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 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김광규의 묘비명
이 시는 2018학년도 수능에 출제되었다.
이 세상을 잿더미로 만드는
뜨거운 불은 무엇인가?
최악의 불은 전쟁이다.
까마득한 옛날, 고대부터
지금까지, 긴 평화 없이
지구의 이쪽저쪽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최고 권력자는
왜, 전쟁을 벌이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고 광고하지만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확장하기 위해서
권력을 내려놓기 싫어서
전쟁을 일으킨다.
즉, 권력자의 이기적 욕망이 배제된
전쟁은 없었다.
또한
국가 또는 사회 내부의 불은
이기적 욕망을 성취하려는
범죄다.
전쟁과 범죄의 뿌리인
이기적 욕망, 이기심 때문에
이 세상은 뜨겁게 불타고 있다.
언젠가는 잿더미가 될 수도 있다.
많은 돈, 제일 많은 돈
높은 자리, 제일 높은 자리를
욕망하는 이기심은
모든 인간에게 내재한다.
그래서
[Oxford Dictionary of English]
original sin : the tendency to evil supposedly innate in all human beings, held to be inherited from Adam in consequence of the Fall.
[표준국어대사전]
원죄(原罪) :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죄 때문에 모든 인간이 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는 죄.
이기심을 누르고
이타심을 기르려고
지속적으로 애를 쓴다.
회개는 이기심을 다스리는
수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기적 욕망이,
원죄가 부끄러워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려고 한다.
윤동주 시인처럼.
그런데 누군가는
이기적 욕망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면
잠시, 회개하고 나면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노력한다.
부끄러움은커녕
자부심을 한껏 부풀리고.
자부심이
이 세상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인 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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