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일을 모르는 징역살이
지구라는 화려하고 거대한 감옥에서
우리는 ‘몸’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인종, 성별, 생년월일이라는 죄수번호를 부여받아
중력이라는 쇠고랑을 차고
출소일이 미정인 유기징역을 살고 있다
감옥 속 화려함에 현혹되어 진실을 보지 못하고
탐욕이란 굉음에 묻혀 양심의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이기심으로 만든 맹독에 중독된 혀는 굳어버렸다
감옥 안의 온갖 화려한 것들로 죄수복을 치장하고
‘이 보시오, 날 좀 봐주시오! ’하며 목놓아 울부짖지만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공허한 비명만 메아리칠 뿐
어리석고 가엾도다!
쾌락과 욕망에 물들어버린 끝없는 어둠 속에서
아름답고 순수한 자신의 빛이 꺼져가는 것도 모른 채
출소일이 영영 오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가?
오직 신만이 아는 출소일은 아무도 모르게
죽음이라는 이름의 도둑이 되어 반드시 찾아올지니
지금껏 축적해 둔 애지중지하던 귀한 것들은
신기루처럼 모두 사라지고 한 줌의 재만 남을지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남겼는가?
이곳에 다시 오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티끌 하나조차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는가?
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출소일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러니 덧없는 것은 그만 좇고
출소하기 전에 미리 나누고 베풀자
그리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자
그것이 이 감옥에 온 유일한 목적임을 깨닫자
이곳에서 가져갈 수 있는 신이 허락한 단 한 가지
그것의 이름은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처음이자 끝이다